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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유통가 표정)경기불황·태풍·이른 추석…명절 특수 놓칠까 '노심초사'
대형마트, 직전 주말 의무휴업일 지정에 아쉬움…명절 분위기 옅어진 영향 커
입력 : 2019-09-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번 추석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어느 곳 하나 밝게 웃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추석의 전통적 의미가 많이 퇴색됐고 경기 침체로 얇아진 지갑은 좀체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준비 기간이 짧아진 점 역시 유통가 관계자들의 아쉬움을 키우는 요인이다. 더욱이 추석 준비에 가장 분주해야 할 직전 주말에는 제13호 태풍 '링링'이 상륙해 온라인 마켓으로 고객들이 이탈했을 우려도 커졌다.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의 경우 의무휴업일인 8일을 추석 당일과 바꾸려 시도도 해봤지만 무산돼 더욱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추석을 일주일 앞둔 6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을 찾아 추석 물가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 추석 연휴는 12일에서 15일까지 나흘간이다. 닷새였던 지난해보다 하루 적다. 휴넷이 직장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평균 3.6일을 쉬는 것으로 나타나 작년보다 0.8일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올 추석은 지난해보다 2주가량 빠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여름 휴가철과 추석이 얼마 떨어져 있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매출이 덜 나오긴 한다"며 "준비 기간이 길수록 한 번이라도 더 나와보기 때문에 이른 명절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경기 불황으로 지출이 줄고 있는 점도 유통가에는 악재다. 휴넷의 조사 결과 올해의 평균 지출금액은 46만7000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2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하면 10만원 이상 낮아졌다. 실제로 대형마트 3사의 선물세트 판매 현황을 보면, 전체 매출은 작년 추석 대비 최대 15%까지 증가했지만 대부분이 저가 품목에 집중됐다. 이마트는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비중이 60%를 상회했고, 홈플러스는 1만~2만원대 초저가 상품의 매출 증가율이 85%에 달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치약·샴푸 등 위생용품 매출은 24% 늘어난 반면 고가 상품이 많은 과일·축산·수산 매출은 감소했다. 
 
무엇보다도 전반적으로 추석의 명절 분위기가 옅어졌다는 점이 문제다. 휴넷 조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주로 할 일로 '고향·친지 방문'(42%)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긴 했지만 '집에서 휴식'(28.7%), '여가·문화생활'(13.1%), '국내·해외 여행'(9.0%)의 응답 비율도 적지 않았다. 한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추석이면 당연히 가족들이 전부 모여서 차례를 지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은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며 "여전한 대목인 것은 분명하지만 예전과 같은 상황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홀로 혹은 가족 단위의 여행을 택하거나, 명절을 지내더라도 음식만 조금 사서 간소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명절 장보기 특수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연휴를 앞두고 가장 분주해야 할 주말(7~8일)을 그냥 보내야 돌발 변수도 등장했다. 9월 첫주부터 전국적으로 시작된 가을 장마에 이어 초대형 태풍이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들은 "비 바람이 거세게 불다보니 아무래도 사람들이 장보기 불편해 많이 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태풍이 지나가고 난 후 2~3일이라도 기대해 봐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 이슈로 울상이다. 통상적으로 매달 둘째·넷째 일요일을 휴업일로 정하는데, 이번에는 8일이 휴업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마트들과 체인스토어협회는 지방자치단체들에 추석 당일과 휴업일을 바꿔주는 방안을 타진했지만 대부분 무산됐다. 당초 수원시 등이 '마트 근로자들도 명절에는 쉬어야 한다'는 명분에 공감해 휴업일 변경을 허가했지만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 등의 반대로 방침을 즉각 철회했다. 결국 기존 명절에 휴업일 변경을 해줬던 지자체 이외에 신규로 참여한 곳은 없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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