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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도입량 대폭 확대…2025년 미국산 LNG 전체 수입량의 20% 상회
가스공사 15년간 연 438만톤 도입…SK E&S, 내년 하반기부터 20년간 220만톤 확보
입력 : 2019-09-24 오후 5:49:53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오는 2025년부터 국내 도입되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 20%를 상회할 전망이다. UN총회에 맞물려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가 미국산 천연가스 추가 수입 계약을 맺었고, SK E&S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천연가스 수출 설비인 프리포트 LNG 액화터미널을 통해 220만톤 규모의 천연가스 반출 권한을 확보했다. 여기에 대규모 에너지기업의 자가발전용으로 수입을 허용하는 단기계약 물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도입량은 현재 전망치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24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미국 웨스트인 뉴욕 타임스퀘어 호텔에서 현지 시각으로 지난 23일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2025년부터 연간 158만톤의 미국산 천연가스를 15년간 수입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미국에서 생산돼 공급되는 천연가스 중 셰일기반 비중은 69%로 꾸준히 늘고 있다. 액화상태로 국내에 도입되는 미국산 천연가스 상당 부분이 셰일기반으로 추정된다. 가스공사와 계약을 맺은 BP는 프리포트 LNG와 칼카슈 패스(Calcasieu Pass) LNG 등을 통해 액화처리된 미국산 천연가스 물량 연 640만톤을 보유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두 경로 중 한 곳을 통해 액화된 천연가스를 들여오게 된다. 
 
가스공사는 2016년부터 미국 사빈패스 장기도입계약을 통해 연간 280만톤의 미국산 천연가스를 도입해왔다. 이번 계약을 통해 2025년부터는 연간 도입량이 438만톤으로 늘어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더 웨스틴 타임스퀘어호텔에서 한국가스공사-BP간 미국산 LNG 장기매매계약 체결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로손 BP 가스 마케팅 회장, 성윤모 장관,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미국산 천연가스 장기도입은 민간 부문에서도 예정돼 있다. SK E&S는 내년 하반기부터 20년간 프리포트 LNG터미널을 통해 미국산 천연가스 연간 220만톤 분량을 반출할 권한을 확보한 상태다. 수입한 천연가스는 계열사 연료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국내에 전량 수입하지 않고 남은 양은 되팔 수 있는 유연한 형태의 계약이긴 하지만, 현재도 글로벌 시장에 나와 있는 단기계약 물량을 도입하고 있어 총 수입량은 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화학업체에서 원료용으로 사용하는 셰일가스 수요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5월 미국 내 셰일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뽑아내는 에탄크래커(ECC) 공장을 준공해 가동 중이다. 
 
민·관 셰일 기반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량은 7년 후 20%를 상회하며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량은 466만톤으로 전체 10.6%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현재 언급되는 장·단기 계약을 포함, 2025년엔 전체 22.8%인 79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전망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국제가스연맹의 2019년도 세계 LNG 보고서(World LNG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천연가스 수입량은 4450만톤으로 일본과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같은 보고서가 2016년 내놓은 집계는 3340만톤으로, 3년만에 도입량이 1000만톤 이상 늘었다. 
 
서정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셰일 기반 미국산 LNG는 원유 가격에 연동되지 않고 미국 내 도매가격으로 가격이 결정되는데, 현재 상황에선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또 “최근 한국이 LNG를 많이 도입하는 카타르의 경우 무력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오는 반면, 파나마 운하를 거치는 미국산 LNG는 거리가 멀긴 해도 지정학적 위험이 덜 하다는 점에서 공급선 다변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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