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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공유경제?…주유소의 이유 있는 '변신'
거점 기능·유휴부지 활용 물류·택배 등 수익모델 연계
입력 : 2019-10-14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주유소들이 변신하고 있다. 전국 거점 기능과 유휴 부지를 활용해 물류·택배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연계 추진하면서 신사업 모색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SK이노베이션의 혁신형 주유소 예시. 사진/SK이노베이션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다수 스타트업 기업들과 연말 내지 연초 중으로 새로운 협력 사업을 발표할 계획이다. 사내 태스크포스팀을 조직해 적극적으로 연계사업을 찾고 있다. 앞서 스타트업과 주유소에서 세탁물을 맡기고 찾는 ‘세탁서비스’, 주유소 공간을 활용한 개인 사물함 ‘스마트 락커’ 등을 운영해온 것과 연장선상에서다. 
 
현대오일뱅크는 개인 창고 서비스인 ‘셀프 스토리지’, 전기차 충전기 업체와의 ‘하이브리드 스테이션 컨소시엄’ 구성에 이어 최근 쿠팡과 로켓배송 거점으로 주유소를 활용하는 ‘물류 협력’ 제휴 협약도 체결했다. GS칼텍스 역시 SK이노베이션과 스마트 락커 사업을 함께 한 데 이어 택배 서비스 ‘홈픽’을 추진한 바 있다.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이 협업한 주유소 택배 서비스 '홈픽'. 사진/각 사
 
주유소의 신사업은 ‘상생경제’를 추구한다. 대기업인 정유사들이 스타트업과 연계, 사업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스타트업에 유휴공간을 제공하고 주유소의 전국 거점 기능을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경향은 최근 떠오르는 ‘공유경제’와도 맥이 닿는다. 유휴자원을 다른 경제활동에 활용하는 융·복합 사업 창출의 전형이다. 
 
그 이면엔 오래 전부터 악화해 온 수익성 창출의 문제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주유소 기름 마진이 굉장히 작다. 매출 마진이 4~5% 되는데, 세금과 카드수수료 등을 제하면 영업이익률은 1%대”라면서 “제품만 판매해선 살아남기 힘든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에 주유소가 직접 편의점이나 세차장 등 부대시설을 운영하고, 대형 정유사 차원에선 신사업을 추진해 직영주유소로 확대하는 등의 자구책을 모색한다는 진단이다. 
 
실제 주유소 수익성 악화는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1995년 거리제한 완전 철폐 등 자율화 조치로 90년대 대비 주유소 수가 4배 증가한 반면 2008년 이후 지속된 고유가로 경쟁유도정책이 지속되면서 가격경쟁이 심화했다. 사정은 이렇지만 오염토양 정화 등 폐업비용이 막대해 퇴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협회 조사 결과 면적 990평방미터(약 300평)에 주유기 10기, 지하탱크 6기 규모 주유소의 철거비용 견적 금액은 6343만원 정도인데, 토양정화비용으로 7000만~2억원까지 추가될 수 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주유소 기름 마진이 떨어진 건 30년 전부터 해온 이야기”라며 “그외 공유경제, 대체연료나 신사업 등 트렌드에 맞춰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도 “실제 짐을 찾으러 주유소에 가는 경우가 얼마나 있겠느냐”며 “인프라를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노력이지만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어떤 분석에도 일단 정유4사는 현재 운용하는 주유소 사업을 계속 영위할 계획이다. 최근 SK네트웍스가 내놓은 주유소 사업에 주요 4사가 모두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 직영 주유소에서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를 운영하는 모습. 사진/현대오일뱅크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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