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의 유료방송 인수합병(M&A)에 대한 심사가 늦어지면서 업계에서는 M&A 일정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6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기업결합 심사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공정위는 유사 건 심의 후 다시 합의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박경중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왼쪽)이 지난 3월15일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에서 이환욱 통신정책기획과 사무관에게 CJ헬로 기간통신사업 주식소유(최대주주) 인가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건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을 함께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관련 안건은 이달 말에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국회 일정으로 더 미뤄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까지 모두 심사를 마친다고 해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도 거쳐야 해 최종 승인은 연말까지도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도 16일 "관계기관의 심사 및 승인 과정 연장에 따라 합병일정을 변경한다"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기일을 2020년 1월1일에서 3월1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처럼 정부의 결정이 미뤄지자 업계에서는 유료방송 시장 재편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고 있고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강자들과 미디어 경쟁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처럼 일정이 미뤄지는 것은 아쉽다"며 "정부가 조속히 심사를 마무리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공정위가 낸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 관련 심사보고서에서는 양사의 상품을 상호 교차판매하는 것을 3년가량 제한하는 조건이 부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교차판매를 금지하면 합병의 취지가 퇴색되고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도 유사한 조건이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