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22일 부산 남구 오륙도 스카이워크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매서운 바닷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다. 늦가을을 지나 겨울로 향하는 시기이지만 부산의 명물 중 하나인 오륙도 바닷가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오륙도는 지난 2007년 10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4호로 지정돼 부산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오륙도가 한 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해파랑 관광 안내소가 있다. 관광객들에게 오륙도에 대해 알려주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이 최근 5세대(5G) 통신과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입은 첨단 기술의 현장으로 변모했다. 관광 안내소의 겉에 '5G VR 관광 홍보관'이란 문구가 선명하다. 부산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기반 인터렉티브 실감미디어 기술 개발 및 실증과제' 대상 지자체로 선정됐다. 이후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컨소시엄과 함께 5G VR 홍보관 실증사업을 추진한 결과 이날 개소식을 열게 됐다.
부산 남구 오륙도에 위치한 5G VR 관광 홍보관. 사진. 박현준 기자
VR 관광 체험관을 체험하는 모습(왼쪽)과 포토 키오스크. 사진/박현준 기자
홍보관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보트 모양의 VR 4D 시뮬레이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4명의 인원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하고 보트에 앉으면 오륙도 바닷가의 영상을 360도 VR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옆에는 4개의 부스가 자리한 VR 관광 체험관이 있다. 각 부스에는 그네·두발 자전거·전동킥보드 등이 있어 직접 올라 타 HMD를 쓰고 VR 영상을 볼 수 있다. 두 발 자전거에 올라 HMD를 썼더니 오륙도 바닷가가 바로 눈 앞에 펼쳐졌다. 바다와 인근의 산책로까지 생생하게 360도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과거 VR이 처음 나왔을 때 체험했던 것에 비하면 어지러움은 많이 개선됐다는 느낌이다. SK텔레콤은 8K 해상도로 영상을 촬영했다. 하지만 HMD가 4K까지만 지원해 현재는 4K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다른 부스에서는 부산의 락페스티벌과 광안리 불꽃축제를 비롯해 부산의 주요 관광지의 모습을 360도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홍보관 안쪽의 크로마키 체험관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아무것도 없는 배경을 뒤로 한 채 카메라 앞에 서면 세 컷의 사진이 촬영된다. 사진에 입힐 배경은 관광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사진은 하나의 플라스틱 카드에 인쇄된다. 카드 뒷편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부산의 주요 관광지나 맛집의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추억과 할인 쿠폰까지 제공하는 관광 아이템이란 느낌을 받았다. 이곳에서 촬영한 자신의 사진은 아래 층에 위치한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이니지에는 관광객들이 촬영한 사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산과 관련된 해시태그가 달린 이미지들이 무작위로 나온다. 또 사이니지를 터치하면 △숙박 △지하철노선도 △추천 관광코스 등의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방문객이 촬영한 사진과 SNS의 사진 및 부산의 관광정보를 볼 수 있는 스마트 사이니지. 사진/박현준 기자
오륙도의 모습을 3D로 볼 수 있는 3D 오륙도 프리뷰. 사진/박현준 기자
사이니지 옆에 있는 오륙도 3D 프리뷰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오륙도 인근의 VR 영상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기자의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으로도 다운로드는 가능했지만 다소 시간이 걸렸다. 기가바이트(GB)를 넘는 고용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5G 스마트폰이라면 더 빠르게 영상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홍보관 인근에 5G 기지국을 설치했다. 이 기지국을 통해 홍보관과 오륙도 일대에서 5G를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2020년까지 홍보관을 운영하며 콘텐츠를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이번 실증사업 체험 장소는 오륙도 해파랑길 관광안내소와 시청자 미디어센터, 부산시청 민원실 등 부산 시내 총 5곳에 마련됐다.
부산=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