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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사들 10년후 내다보는데…내년 준비도 급급한 국내 해운업계
IMO2020 대비해 설치한 ‘스크러버’ 사업성 의문 제기…"결국 선박연료는 '대체연료' 될 것"
입력 : 2019-12-20 오전 6:15:2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국내 해운업계가 내년 시행하는 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IMO2020) 대응에 여념이 없는 사이 글로벌 선사들은 벌써 ‘바이오 혼합 연료’ 사용에 나서며 10년 뒤 예정인 탄소배출 규제(IMO2030)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해운사들이 비용을 들여가며 설치한 탈황설비(스크러버) 사업성에까지 의문이 제기되며 부진한 업황 속 그림자가 짙어진다.
 
1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라인’, 2위인 스위스 ‘MSC’에 이어 3위 프랑스 ‘CMA CGM’이 모두 선박 연료에 바이오연료를 혼합해 사용키로 했다. 각 사는 저유황유에 바이오연료를 10~30% 비율로 혼합하는데, 실제로 탄소배출량을 15~20%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혼합 비중을 늘릴수록 탄소배출을 80~90%까지 줄이고 황산화물 배출은 사실상 제거할 것으로 보고, 바이오연료 사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는 ‘IMO 2020’은 황산화물 배출량만을 규제하지만, 환경규제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이산화탄소(CO2) 배출 저감이다. 탄소 배출 규제는 오는 2030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싱가포르 조선해운 전문매체 스플래시247은 지난 16일(현지시각) 글로벌 3위 컨테이너선사인 프랑스 'CMA CGM'이 올 초 자사 컨테이너선 2척에 저유황유 80%와 바이오연료 20%를 혼합해 연료사용시험을 완료하고, 네덜란드·영국계 다국적 정유사 ‘쉘’과 수만 톤의 해양 바이오연료 공급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스플래시247 온라인 보도 갈무리
 
반면 국내 해운업계는 당장 내년 규제 준비에 급급해 10년 뒤까지 내다볼 여력이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아직 업계도, 정부도 ‘IMO2030’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글로벌시장 50%를 차지하는 유럽 대형 선사들이 바이오혼합연료 사용을 선도하고 그 효과가 입증되면 국내 업계도 정유사들과 협력해 그 흐름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선사들이 환경규제에 대응해 비용을 들여 설치한 스크러버다. 스크러버를 설치하면 기존 벙커씨유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IMO2020 규제를 앞두고 대안 중 하나로 선택됐다. 국내 최대 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우 가장 먼저 설치에 뛰어들어 내년 상반기면 해상을 떠다니는 자사 선박의 70% 이상이 스크러버 설치를 완료한 상태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규제 시작을 앞두고 싱가폴과 로테르담 등 세계적 벙커링 항구에서 벙커유 판매량이 급락하고 있다”며 “이는 스크러버 사업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스크러버보다는 친환경 연료 사용을 더 선택했다는 의미다. 
 
박 연구원은 “저유황유도 선박엔진에 부담을 주며 일부 결함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며 “결국 선박 연료는 대체연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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