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뒤로 하고 총선 출마를 위해 서울시를 떠나는 강태웅 행정1부시장이 마지막 남긴 단어는 미안함이었다.
강 부시장은 1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진행한 이임식을 갖고 지난 10개월여의 행정1부시장직을 내려놓고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강 부시장은 용산중학교와 용산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행정고시(33회)에 합격한 뒤 서울시에서 언론담당관, 행정국장, 대변인, 경제진흥본부장, 기획조정실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쳐 지난해 5월 행정1부시장에 올랐다.
제로페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서울형 유급병가제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이날 많은 직원들이 이임식이 열린 시청 대회의실을 복도까지 가득 채워 갑작스런 이별의 아쉬움과 평소 인망을 보여줬다.
미국 순방을 마치고 급하게 귀국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임식을 찾아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강 부시장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박 시장은 “이렇게 빨리 헤어질지 몰랐는데 가는 길이 영광의 길이기에 기꺼이 보내준다. 누구나 칭찬하는 부시장이었던 만큼 크게 웃을 일이 있길 바란다”며 포옹했다.
강 부시장은 “떠나는 선배들을 보면서 언젠가 작별의 시간이 온다면 어떤 말을 해야할까 했는데 마지막 단어는 미안하다는 말뿐이다. 이토록 갑작스럽게 이 자리에 서게 돼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린 후 이어 “30년간 고민하며, 성장의 발판과 자치행정의 상생 기반을 만드는데 참여했다. 위기의 순간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붕괴될 때 현장의 최일선에서 수습했다. 사람과 혁신의 소중함을 배우고 성장 위주의 철학을 돌봄과 상생의 철학으로 바꿨다”고 말을 이어갔다.
또 “이 모든 것이 여러분과 함께한 일이다. 저는 이제 모든 것 내려놓고 서울시를 떠난다. 탄탄한 경험 살려 서울시의 미래가 되겠다. 일하며 법과 한계에 부딪혀 이따금 목마름을 느꼈는데 항상 소통하며 새로운 길 찾겠다. 서울시 가족들 옆에 있겠다”고 마무리했다.
이임식이 끝난 후에도 많은 직원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고 강 부시장과 악수와 함께 덕담을 나눴고, 강 부시장은 “미안하다”라는 말을 연신 되풀이했다.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이임식이 끝난 후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