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가히 트로트 전성시대다. 비주류 음악, 중장년층 B급 음악 취급을 받았던 트로트에 전세대가 들썩이고 있다.
그 출발점은 TV조선 ‘미스트롯’이다. ‘미스트롯’이 시작할 때만 해도 비판 여론이 거셌다. 그도 그럴 것이 ‘미스트롯’ 초창기 미스코리아 콘셉트를 차용하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스트롯’은 진가를 발휘했다. 송가인이 등장하면서 대중들은 ‘미스트롯’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가수들의 팬 문화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쫓아 다니거나 굿즈를 사는 등의 일은 아이돌 가수 팬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미스트롯’ 이후 중장년층이 자신이 지지하는 트로트 가수의 단체 의상을 맞춰 입고 콘서트를 따라다니고 팬카페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서포터를 자처하고 있다.
이러한 트로트 열풍의 연령층을 낮춘 것은 유산슬이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유산슬이라는 신인 트로트 가수로 활동을 했다. 젊은 세대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변신은 중장년 층의 전유물인 트로트 장르의 열풍을 젊은 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트로트의 열풍은 거세다.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은 지난달 30일 5회 방송에서 종합편성채널 시청률 시청률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25.7%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까지 성공하자 트로트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5일 MBC 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와 MBN ‘트로트퀸’이 첫 방송을 했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는 첫 방송 이후 1차 경연 1위를 차지한 박서진이 주요 포털 사이트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트로트 퀸’ 역시 조엘라와 안소미의 대결이 화제가 됐다.
한국 음악 시장은 아이돌 음악, 힙합 음악, 발라드 음악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미스트롯’의 성공 이후 ‘트로트’라는 장르가 새롭게 날개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음원 서비스 플랫폼 지니뮤직은 트로트 차트를 신설했다.
이런 열풍은 B급 문화, 관광버스 음악으로 취급 받았던 트로트라는 장르의 위상을 달리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트로트라는 소재의 성공이 검증된 만큼 우후죽순 트로트를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할 것이 자명하다.
과거 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이 불 때 ‘슈퍼스타K’ ‘K팝스타’ 등 다양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가수를 뽑는 것 뿐 아니라 연기자, 심지어 아나운서를 뽑는 과정도 오디션 형식으로 방송을 타기도 했다. 여행 예능 프로그램도, 육아 예능 프로그램도, 동물 관련 에능 프로그램도 대중이 열광하기 시작하면 유사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그러다 보니 과도한 경쟁이 펼쳐지고 결국 시청자들이 먼저 외면을 하게 된다. 거품이 빠진 뒤 오디션 프로그램은 하나 둘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제 막 날아오르기 시작한 트로트라는 장르 역시 우후죽순 생겨나는 프로그램이 오히려 독이 될수도 있다.
미스터트롯 사진/TV조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