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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호 나무 수차례 꺾여”…일본 ‘윤동주 추모비’ 무궁화 훼손 잇따라
입력 : 2020-05-12 오후 3:40:01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일본 교토에 위치한 윤동주 시인(1917~1945)의 추모비 앞에 조성된 무궁화가 수차례 꺾이고 있다. 
 
12일 아사히신문은 ‘한일 우호의 나무 여러 차례 꺾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동주 시인 추모비 건립 2주년을 맞아 2019년 10월 비석 주면에 심어진 무궁화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수차례 부러졌다고 보도했다.
 
윤동주 시인 추모비 주변에 심어진 무궁화 나무가 부러져 있다. 사진/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는 지난 11일 교토부 우지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동주 시인 추모비 주변 무궁화 훼손이 이어지고 있다”며 “피해가 계속되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 대표인 안자이 이쿠로 리쓰메이칸대 명예교수는 “2019년 12월 줄기의 상부와 가지가 부러져 있는 것을, 확인한 이후, 20년 5월 중순까지 10회 이상의 피해를 확인했다”며 “위원회 회원들이 부목 등으로 수복했지만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한때 1m 넘게 자랐던 나무는 이제 70cm가 됐고, 줄기나 가지 곳곳에는 갈라진 흔적이 남았다”고 말했다. 
 
안자이 대표는 “(무궁화)나무를 심는 것이나 (윤동주 시인) 추도에 이의가 있어서 하는 행위라면 나무를 부러뜨릴 것이 아니라 언론에서 주장해야 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평화의 기도를 담은 초록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5년 결성된 ‘시인 윤동주 기념비 건립위원회’는 교토의 시민들이 모금 활동을 통해 이 추모비를 건립했다. 모금 시작부터 건립까지 12년의 시간이 걸렸으며, 지난 2017년 10월 우지천 기슭에 세워졌다. 윤동주 시인의 추모비에는 윤 시인의 1938년 작품 ‘새로운 길’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새겨졌다. 
 
이후 지난해 10월 비석 건립 2주년을 맞아 재일본대한국민단 교토부 지방본부는 우지시와의 협의해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를 '양국 우호와 윤 시인의 평안을 바라는 의미로’ 비석 주면에 심었다. 
 
한편 윤동주 시인은 일제 강점기였던 1943년 교토부 교토시 소재 대학을 다니던 중 한글로 시(詩)를 쓰고 조선 독립운동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으며, 27세에 옥사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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