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21대 국회 첫 상견례 자리에서 국회 개원에 대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정상적 개원'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개원 강행에 불만을 표출했고, 이 대표는 "법은 지키면서 협의해야 한다"며 법정시한 준수를 강조했다.
3일 김 위원장은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예방해 원구성 협상을 비롯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만남에선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5일 국회 개원을 놓고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7선으로 의회 관록이 가장 많으신 분이니 과거의 경험을 보셔서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촉구하며 개원 강행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국회법상 국회 개원이 5일이라는 점을 명확히하며 "기본적인 법은 지키면서 협의할 것은 협의하고 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임기가 곧 끝난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원숙하신 분이라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두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3차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 김 위원장은 "정부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이 되어야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며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테니 그런 식으로 (정상적으로) 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5분 가량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 "3차 추경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답했다고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32년 악연으로 유명한 두 사람은 뼈있는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이번에 찾아오게 되니 기분이 이상하다"며 인사를 나눴고 "이번 선거로 거대 여당을 만드셨고, 경제 상황도 변화가 심하니 정치권이 옛날 사고로는 할 수 없다. 여야가 나라 발전을 위해 협조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도 "특히 방역은 관리가 어느 정도 되는데,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아직 안돼서 언제까지 갈지 걱정"이라며 "경제 긴급대책을 세우긴 하지만 그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고, 여야가 합의해야하는데 이번에 극복 못하면 여태껏 해온 게 많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대표 회의실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