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대치동 아파트 가격 오르겠네. 국제중 가는 애들 국제중 없어지면 다 강남학교 간다." "정시확대, 국제중 없애기 다 강남학군에만 유리하네. 도대체 강남 아파트값 잡을 생각이 있는건지..." 특성화중학교 중 하나인 국제중 지정취소 소식이 전해지나 누리꾼 사이에서 논쟁이 강남 집값 문제로까지 번졌다. "국제중 있다고 강남 갈 애들이 강남 안 가냐. 강남 몰리는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뭔 강남 핑계"라는 댓글도 눈에 띈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은 서울 대원·영훈국제중학교에 대해 지정 취소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히면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학부모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자율적인 교육권을 침해한단 지적부터 공교육 강화 차원에서 마땅한 조치라는 주장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회사 CEO들이나 국회의원 자식들은 죄다 특목고, 해외유학 보내면서 국제고 폐지하는 건 일반 서민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모두가 평등하게 수준 낮은 공교육을 받으라는 것이냐"며 "너도나도 국제중 들어가려고 하면 국제중을 늘려야지, 오히려 일반 학생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남 8학군이나 목동 같은 교육특구로 학생들이 다시 몰릴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이 커뮤니티에서도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줄이고 평준화를 시킨다면서도 오히려 더 사교육을 부추기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국제중 폐지에 찬성하는 한 누리꾼은 "연간 1000만원이 넘는 수업료 받으면서 입학 관련해 부정과 특혜의혹이 불거졌고 매번 특권학교, 귀족학교란 지적을 받아왔다"며 "의무교육과정인 중학교에서도 학교들을 서열화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국제중이 폐지되면 사교육이 조장될 거라고 하지만 국제중 자체가 사교육을 부추기는 현실"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은 법적 공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원·영훈국제중 두 학교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교육청이 정치적 논리 속에 국제중 취소를 위한 방안만 만들었다"며 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교육청 청문 과정을 통해 문제점을 제기하는 한편으로,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해당 처분 취소를 요청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북구 영훈국제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