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으면서 코인노래방에 가해진 집합금지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출구전략을 고심 중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감염병법에 근거해 지난 5월22일부터 서울지역 569개 코인노래방에 대해 별도 명령 시까지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서울시는 집합금지 이유로 코인노래방이 환기 등이 어려운 폐쇄적 구조인데다 청소년 등 학생들이 많이 가는 장소이고, 무인운영 시설이 많아 철저한 방역 관리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당시 관악구에서 3명, 도봉구 3명, 인천 2명, 대구 1명 등 코인노래방에서 모두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시 전수조사에서도 방역지침을 미준수한 코인노래연습장이 전체의 44%로 나타났다.
하지만, 5월22일 시작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7월 들어서도 지속되면서 초기에 기꺼이 동참했던 코인노래방 업주들도 영업권 침해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코인노래방 업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려 연일 항의집회를 열며 서울시에 집함금지 해제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상당수의 코인노래방 업주들은 수도권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직접적인 확산장소가 아니였음에도 서울시의 집합금지 이전에 자발적으로 휴업했다. 하지만, 코인노래방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동안 서울시는 영업권 보장 등을 이유로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완화했다. 경기도·인천시 등도 관리조건 이행 등을 조건으로 제한적 허용한 상태다.
비대위는 임대료, 관리비, 전기세, 음원료 등으로 영업을 하지 않아도 매달 평균 1000만원 내외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반 노래연습장과 달리 코인노래방에만 가해지는 집합금지 행정명령 조치와 고위험시설이라는 사회적 시선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집합금지 장기화로 일부 업주들의 폐업이 가시화되면서 업주들의 불만과 분노는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 중인 김익환 씨는 “경기도만 하더라도 영업을 재개한 이후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고위험시설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코인노래방 업주 경기석 씨는 “실제 코인노래방은 일반 노래연습장보다 위생이나 보건 측면에서 훨씬 안전하며, A/S나 청소년 영업정지 때문에 대부분 관리자가 배치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이들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대화를 이어가며 대책을 수립 중이다. 우선 업주들이 요구하는 경제적 보상은 영업손실을 100% 보상하진 못하더라도 생계곤란과 집합금지 명령으로 인한 손실을 공익을 위한 희생으로 판단해 방역특별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특별지원금은 1곳당 100만원으로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해 절차를 밟아 이달 중 집행할 계획이다.
또한 집합금지 조치의 완화를 위한 선제조건으로 코인노래방을 대상으로 한 방역수칙을 수립 중이다.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관리와 함께 관리자 상주, 이용자 확인 방안 마련 등을 포함할 계획이다.
다만, 최종 행정명령 완화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다. 서울시는 방역수칙 준수요건과 함께 수도권 내 코로나19 확산 정도, 방역전문가와 서울시 지속방역추진단 자문을 거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집합금지 명령을 집합제한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주들의 어려움은 알지만, 수도권 집단감염이 상당한 상황에서 당장 집합금지를 풀 순 없다”며 “우선 특별지원금을 지급하면서 방역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하루라도 빨리 영업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앞에서 코인노래방 업주들이 영업금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