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종합부동산세·소득세·법인세 등 '부동산 3법' 상정을 강행했다. 이에 미래통합당은 "청와대 하명에 따라 제대로 된 논의 없이 표결로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국회 기재위는 류성걸 통합당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출한 직후 정회 해 여야 간사 간 소위 구성과 법안 상정 여부에 대해 협의했지만 합의는 불발됐다. 이에 민주당은 소위 구성을 뒤로 미루고 고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법인세법, 종부세 일부 개정안 등 3건의 법안 상정을 요청하는 서면 동의서를 제출했다. 내달 4일 본회의에 부동산 3법을 상정하기 위한 민주당의 결정이다.
민주당 소속의 윤후덕 기재위원장은 여야가 부동산 3법 상정을 놓고 공방을 벌이자 법안 상정 여부를 표결에 붙였고 재석 의원 26명 중 17명 찬성으로 부동산 세법은 기재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관례상 법안 처리를 위해선 여야 간사간 합의 후 법안소위를 구성하고 법안상정을 진행해야 하지만 민주당이 속도를 중요시하면서 법안의 우선 상정을 추진한 것이다.
민주당이 부동산 3법 상정의 근거로 내세운 것은 국회법 71조다. 해당 규정에는 "위원회에서의 동의는 특별히 다수의 찬성자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동의자 외 1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제가 될 수 있으며, 표결은 거수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같은 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어제도 회의 개최를 몇 분 전에 통보하고 일방적으로 열더니 오늘 오전에는 첫 회의, 사실상 상견례마저 여야 간사간 합의 내용을 뒤집고 소위 구성도 거부한 채 기재위로 회부된 총 234건의 법률안 중 부동산 증세법안 3건 만을 전체회의에 기습 상정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어떤 의원의 법안인지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백지 표결을 강행했다"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통합당 의원은 "법안소위를 구성을 해서 전체회의에 회부된 법안이 상정되면 소위를 거쳐 의결을 하는 것인데 소위원회 구성을 안 했다는 얘기는 전체회의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류성걸 간사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세법' 상정 강행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