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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P2P 투자 우려, 전자어음은 달라요
개인·영세업체 채권과 달라…중수익 노리면 안정성 ↑
입력 : 2020-08-14 오후 1:4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기업이 발행하는 전자어음 등에 투자하는 P2P 대출투자가 관심을 얻고 있다. 개인과 소규모 영세업체 등에 돈을 빌려줬다가 치솟는 연체율과 플랫폼 업체들의 부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반 P2P 대출에 비해 안정성 면에서 낫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금융당국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 업체들에게 오는 27일까지 보유 대출채권에 대한 회계감사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감사보고서 적격 판정을 받은 업체들만 P2P업 등록심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대출채권 연체와 부도율 상승, P2P 플랫폼 업체들의 폐업 등이 확대되자 당국이 나서서 업체들을 정리 구분해 투자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돈을 빌려주는 대상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상태로 플랫폼 업체만 믿고 투자했다가 돈을 떼인 사례가 늘어나면서 P2P 투자를 접는 투자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기업들이 발행한 전자어음 등에 투자하는 P2P는 이들과 차별화된 틈새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에는 상장기업들도 포함돼 있어 일반 P2P 투자에 비해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플랫폼 업체들이 주로 취급하는 대상은 전자어음과 매출채권 두 가지다. 
 
어음은 약속된 날짜까지 약속한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명시한 유가증권이다. 2004년에 전자어음이 도입되며 온라인 거래가 가능해졌다. 전자어음 관리가관에 등록된 약속어음이며 금융결제원과 은행을 거치는 거래로 관리와 유통 과정은 믿을 수 있다. 한 해에 500조원 가까이 발행된다.
 
매출채권은 물건을 살 때 구매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는 대신, 납품업체가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매출채권 만기가 돌아오면 납품업체(또는 구매업체)가 은행에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일종의 대출이다. 
 
<출처: 나이스abc 홈페이지>
 
겉보기엔 비슷한데 확실한 차이점이 있다. 전자어음은 만기일까지 못 갚으면 기업이 부도처리되지만 외상담보대출은 연체로 처리된다. 전자어음은 전자어음법에 따라 운용되며 금융결제원의 관리를 받는 반면 외상담보대출은 은행이 알아서 관리한다. 
 
이걸 중간에 플랫폼 업체가 가져와 유동화한 것이 P2P 전자어음 및 매출채권 상품이다. 이 P2P를 주로 하는 업체로는 나이스abc, 나인티데이즈, 와이펀드 등이 있다.
 
이중 나이스그룹의 계열사 나이스비즈니스플랫폼이 만든 P2P 플랫폼 ‘나이스abc’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나이스abc는 기업들이 발행한 전자어음과 매출채권을 N01부터 N15까지 15단계의 투자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이스그룹의 신용평가에 자체 평가모델을 적용한 결과값이다. N01에 가까울수록 우량하며 N13~15에 해당하는 물건은 투자가 거절돼 투자 물건 목록에 올라오지 않는다. 
 
 
 
N01~N03 초우량 등급으로 평가받은 전자어음 및 매출채권의 예상수익률은 연 3.50~8.15%(세전)라고 예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 수익률은 3.50%에 가깝고 또 N01에 해당하는 우량 물건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14일 오전 현재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물건 중에서는 효성중공업의 전자어음과 금호산업의 매출채권 2개가 각각 N03, N04 등급으로 높은 편이다. 각각 연 5.20%, 연 5.51%를 내걸고 있다.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매출채권보다 전자어음 쪽이 더 높아 보인다. 
 
전자어음의 만기는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회수기간도 짧다. 위의 상품들도 40일, 45일 만기에 불과하다.  
 
이렇게 투자할 물건을 콕 찍어 투자할 수도 있지만, 투자등급이나 목표수익률을 미리 설정한 자동투자도 가능하다. 
 
다만 최상위 등급과 낮은 등급에 함께 투자되도록 설정해도, 최상위 등급 물건이 없으면 그 자리는 비워둔 채 낮은 등급 물건으로만 투자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최상위 등급 물건은 많지 않고, 여기에 투자하려고 대기하는 금액은 많기 때문이다. 순번이 돌아오길 기다려야 한다. 그게 싫다면 자동투자를 설정할 때 아예 낮은 등급 물건엔 배분하지 말거나, 자동투자 대신 직접 물건을 골라야 한다. 
 
세전수익률이 높아 보여도 실질이자를 따져봐야 한다. 이자소득세는 물론 플랫폼 업체가 떼는 수수료도 상당하다.
 
P2P 업체가 제시한 수익률을 실제 이자로 환산해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세전수익률은 높아도 이자에 붙는 세금과 플랫폼 수수료가 상당하다. 나이스abc의 경우 투자원금의 0.8%를 수수료로 뗀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이를 이자 대비로 환산하면 15%에 달한다. 
 
다행히 세금은 크게 줄어들 예정이다. 원래 P2P 투자의 이자소득세율은 올해까지만 현행 27.5%에서 15.4%로 인하하기로 돼 있었다가 지난달 세법개정안에서 15.4%를 영구 적용한다고 수정했다. 실질이자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다. 
 
기업의 전자어음이 개인에게 빌려주는 P2P대출에 비해 낫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플랫폼 업체들이 고지하는 부실률은 낮아 보이겠지만 두자릿수 수익률에 혹하면 안 된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물건 투자를 지양하고 중수익을 노리는 것이 좋겠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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