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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혁신없고 계파 갈등만 남은 정의당
입력 : 2020-08-18 오전 6:00:00
의석수를 기준으로 볼 때 제 2당과 제 3당인 미래통합당과 정의당이 비슷한 시기에 혁신안을 발표했다. 통합당은 '기본소득'을 앞세운 정강정책이었고, 정의당은 약 3달의 준비 기간을 거친 최종 혁신안이었다. 결과적으로 통합당은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의당의 혁신안은 통합당의 정강정책보다도 쇄신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의 최종 혁신안 발표 전날 당 혁신위 핵심 관계자를 만났다. 해당 관계자는 기자에게 '정의당에는 정의가 없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씁슬한 말을 남겼다. 지난 3개월 간의 혁신위 회의가 진행돼 온 과정을 설명하면서다. 30대 청년인 장혜영 의원이 혁신위원장에 앉은 것은 나름의 혁신이었고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하지만 정의당 내 계파갈등을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었나 보다. 
 
혁신위 회의는 각 계파가 각각 준비해 온 자신들의 혁신안을 발표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각 계파는 혁신위 회의 전 자신들만의 회의를 진행했고 혁신위 회의에서 그 내용을 발표하는 느낌이었다는 것이 혁신위 관계자의 말이다. 이에 장 위원장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토론해나가자는 입장을 유지했고 3개월이 걸리긴 했지만 각 계파 모두에 이견이 없을 만한 혁신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정의당의 혁신안에는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각 계파에서 잡음이 나오지 않을 만큼의 혁신안을 만들었을 뿐 쇄신에 버금가는 혁신이 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년 정의당 신설이라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1인 대표체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고 4·15 총선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한 정의당이 당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지도부 밥그릇 분산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의당은 부대표를 확대해 당대표 견제 기능을 높였다. 이 부분이 우려스러운 점은 대표단 회의에서 부터 계파갈등이 표면적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혁신안 발표 당시 성현 혁신위원은 장 위원장의 말을 끊으며 "혁신위는 심상정 대표의 (총선 실패) 책임 면피용으로 만들어진 기획이며, 그 기획조차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난 부분이다. 당 혁신안은 최종 의결 절차가 남아있다. 그전에라도 당이 나아가야 할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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