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 정치팀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의 책임공방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15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미래통합당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집회 참석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통합당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야당인 통합당은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선긋기에 나선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을 정부여당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이러한 여야의 '책임 떠넘기기' 공방은 지난 16일부터 시작해 19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민주당은 통합당과 전광훈 목사가 함께했던 집회가 11차례에 달한다며 공동 책임론을 부각했다. 허윤정 대변인은 통합당을 향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전광훈 발 코로나19 팬데믹'을 방조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관련자 징계에 나서기 바란다"며 "진정으로 아무관계 없는 사람이 되려면 이제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자당이 전 목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광화문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임시공휴일 지정과 여행상품권·외식할인권 제공 등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행보를 비판하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을 정부여당에게 돌렸다. 추경호 의원은 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2차 코로나 확산 우려에 대해 정부에서 원인 제공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여야가 '네 탓 공방'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200명 이상 늘어나고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 복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가 이렇게 불필요한 코로나19 책임공방을 벌이는 것은 정치혐오만 부추겨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중차대한 비상시국에 서로의 책임을 탓하며 싸워야 하는가. 여야의 책임 소재 규명은 코로나19 방역을 끝내고 난 뒤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에 집중할 때다. 여야는 방역에 적극 협조하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도 이럴 때일수록 직접 만남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접점을 찾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정치권 대표 인사들의 만남만으로도 국민들에게 큰 위안거리가 될 수 있다.
박주용 정치팀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