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최장기간 장마, 태풍 피해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가 급증하면서 폐기물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투자심리가 악화돼 코스피가 1.17% 하락하는 등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폐기물 업체 주가가 상승한 것은 지난주 태풍 바비에 이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 중이라는 소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1일 일본 오키나와 해상을 지나 2일 새벽 제주 서귀포, 3일 새벽 부산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삭은 지난 2003년 부산 등에 큰 피해를 줬던 매미보다 강도가 강할 것이라는 전망에 경남지역이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 장맛비로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 5일장 시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쌓아놓은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렇게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각종 폐기물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태풍 전에는 사상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여름 장마가 있었다. 이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막대한 홍수피해도 각종 폐기물을 잔뜩 만들어 놓았다.
장마나 태풍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자연재해라지만 코로나19는 차원이 다르다. 8.15 광화문집회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 단계로 접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됐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됐고, 일반 음식점도 밤 9시 이후에는 배달만 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음식료 배달이 폭증했고 일부 업체는 재고가 소진됐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배달음식이 증가하면 그에 따라 일회용 포장재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부 쓰레기다. 음식을 담았던 포장용기는 재활용도 어렵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생활쓰레기 배출량은 크게 증가했지만, 이를 나라 밖으로 반출할 수 없게 돼 대부분 국내에서 처리해야 한다.
지난 5월에는 폐기물 불법 처리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폐기물 관리법 개정안’까지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불법으로 폐기물을 버리면 이로 인해 발생한 취득이익의 3배 이하 과징금을 물고 원상회복 비용까지 부과해야 한다.
자연환경과 사회적 분위기 여기에 법제까지, 폐기물 처리업체들의 일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폐기물 처리 사업은 해마다 성장 중인데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주변에 폐기물 처리업체가 생기는 것을 좋아할 리 없는데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하고 정부허가도 받아야 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쓰레기 배출량은 지난 5년간 연평균 3.2%씩 증가했다. 2013년 하루 38만톤씩 발생하던 양이 2018년 43만톤으로 늘었다. 이중에는 건설폐기물(46%)과 사업장폐기물(38%) 비중이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음식 배달 주문이 급증하면서 일회용 쓰레기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배달전문업체 직원이 음식점 앞에서 배달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쓰레기는 증가하는데 처리할 시설은 부족하다. 소각시설은 2013년 503개에서 2019년 400개로 줄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매립지는 환경문제로 추가 확보가 어려워 매립시설은 292개에서 270개, 잔여 매립용량도 2013년 2억8000만㎡에서 2억6000만㎡로 감소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폐기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설이 부족하니 폐기물 처리 단가는 상승 압력이 강해지는 것이 이치다. 연평균 폐기물 매립단가는 15%, 소각단가는 9%씩 올랐다. 매립비용의 경우 지난 10년간 3배 넘게 올랐다고 한다.
폐기물 처리업의 미래가 긍정적이라는 점은, 장외에서 폐기물 업체의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 SK건설이 폐기물업체 EMC홀딩스 인수를 발표했으며, 지난 6월에는 아이에스동서가 코엔텍을 인수했다. 또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의료폐기물 업체 ESG그룹을 M&A했다.
증권업계는 폐기물 처리 시장규모가 지난해 17조원에서 2025년 24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