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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넣어도 5주 받는 '그림의 떡' 청약…장외시장 눈돌리는 개미투자자들
빅히트 지분 보유한 넷마블 급등…"기업정보 부족, 변동성 주의해야"
입력 : 2020-09-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높은 청약 경쟁률에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우회 투자로를 찾고 있다. 증거금 1억원을 공모 청약에 넣어봤자 5주 남짓 배정되는 인기 청약 대신 일찌감치 장외시장이나 관련 지분 보유 회사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장외 종목의 가격 변동성이 큰데다 IPO 대어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라도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면서 거래건수가 큰폭을 늘고 있다. 비상장 주식 통합거래 지원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운영하는 두나무에서는 지난 7월22일 비상장 거래가 1만건을 달성한 데 이어 43일 만인 지난 3일 2만건을 돌파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카카오게임즈는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비상장주식가격이 공모가의 3~4배 수준이지만, 상장 전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이 몰린 탓이다. 
 
장외시장에선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빅히트는 카카오게임즈 다음의 IPO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마감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청약 열기의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빅히트가 증권신고서를 낸 지난 2일 장외시장 38커뮤니케이션에선 15만원(공모가 상단 12만원) 호가의 매수 글이 다수 올라왔지만 팔겠다는 사람은 없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도 매수희망 게시물만 올라올 뿐 매도하고자 하는 인원은 없는 상황이다.
 
빅히트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빅히트 지분 25.0%를 보유한 넷마블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3일 이틀간 16만2500원에서 19만4500원으로 19.7% 급등했다. 넷마블은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5.8%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IPO 기대주 카카오뱅크 역시 장외에서 인기다. 38커뮤니케이션에서 카카오뱅크는 종목 등록도 안돼있지만 '미등록 기업 매매' 게시판에 카카오뱅크 매수글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보유한 예스24는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3일 신고가를 세우고 4일에도 장중 24% 뛰며 1만1800원 신고가를 기록했다. 
 
장외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장외시장에선 개별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가격 안정성이 떨어지고 변동폭이 크기 때문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작년 한 때 상장 기대감에 7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거품이 빠지면서 10만원을 밑돌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작년 초 상장 계획이 철회되면서 장외 가격이 4만원대에서 2만원까지 반토막났다. 상장을 앞둔 현재는 공모가인 2만4000원보다 3~4배 높은 7만원대에 거래된다. 상장 후 주가가 7만원을 넘겨야 차익을 남길 수 있어 리스크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재무제표나 회사의 가치 등이 아닌 지분만을 근거로 투자하는 것에도 위험이 따른다고 조언하고 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연구원은 "지분을 보유 회사들의 지분을 다 합친 만큼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이 좋지 않을 땐 지분 등 자산가치를 많이 보지만, 지금은 시장이 좋아서 자산가치가 주가에 온전히 반영될 메리트가 될지는 모르겠다"며 "지분가치 반영시 자사 차익 실현을 위해 지분을 매도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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