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지상파 방송사가 '편법 중간광고'로 지난 5년간 3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법상 지상파의 중간광고 삽입이 금지돼 있지만, 지상파 방송국은 프로그램을 2, 3부로 쪼개 유사중간광고를 넣는 프리미엄광고(PCM) 형태로 법망을 피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지상파 PCM 프로그램으로 인한 광고수익 현황. 자료/조명희 의원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이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PCM 프로그램수는 지난 2016년 2개에서 2020년 86개로 5년 사이 4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PCM 수를 따라잡은 것이다. 2020년 상반기에 편성된 PCM 프로그램은 KBS 19개, MBC 25개, SBS 31개, EBS 11개다.
지상파 4사는 PCM 프로그램 광고로 으로 최근 5년간 2919억원을 거둬들였다. 지상파 4사의 PCM 광고수익은 지난 2016년 24억원에서 2017년 424억원, 2018년 730억원, 2019년 1061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680억원을 벌어들여, 이 추세라면 2020년 PCM 광고수익은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PCM 단가는 통상적으로 일반광고보다 1.5~2배 높다.
최근 5년간 지상파 PCM프로그램 현황. 자료/조명희 의원실
방송법과 관련 시행령은 지상파 방송사의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종편과 케이블 방송사가 중간광고를 늘리고, 온라인·모바일 광고 비중이 늘면서 지상파의 광고수익이 줄었다. 이에 지상파는 지난 2016년부터 프로그램을 분리 편성하는 PCM을 도입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PCM은 한 프로그램을 분리 편성한 것이 아니라 연속 편성을 한 것이기 때문에 중간광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중간광고와 같이 받아들이며, 급증한 PCM 프로그램과 광고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PCM을 도입한 MBC '뉴스데스크'에 이어 SBS도 이날부터 '8시 뉴스'를 1, 2부로 분리 편성하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조명희 의원은 "MBC와 SBS는 메인뉴스까지 PCM을 도입해 시청자의 시청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방통위는 집중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편법을 조장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할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특히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 EBS까지 PCM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은 이중으로 수입원을 챙겨 공영방송의 공익성을 버리는 행위다"고 꼬집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