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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남북 갈등-화해 따라 방산-경협주 냉온탕 오가
미 대선·시진핑 방한 변수 줄줄이…증시 변동성 확대 예고돼
입력 : 2020-09-28 오후 12: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북한과의 갈등과 화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변수가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주에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두고 북한과의 갈등이 고조되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신 공개로 극적 화해 가능성이 열리면서 남북경협주와 방산주 등의 희비가 엇갈린 데 이어 이번주엔 시진핑 주석의 방한 기대감에 중국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증시에서는 화장품, 면세점,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속한 종목들을 비롯해 일부 남북 경협주들의 주가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는 10월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에 이어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보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은 대선을 40여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북한과 극적인 화해 이벤트를 만들려는 사전작업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왕이 부장의 방한으로 우리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란 해석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대한 기대감, 구체적으로 중국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과 투자자들에게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안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신임총리를 포함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며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1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서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처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지형이 크게 변화할 조짐이 나타나면서 이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중 보폭이 가장 큰 종목은 방산주에 속한 빅텍(065450)이다. 빅텍의 주가는 5월까지 3000원대에서 머물다가 6월에 급등하며 1만1650원까지 3배나 올랐다. 6월19일 장중엔 1만4850원을 찍었다. 고점을 찍은 후에 다시 하락했지만 저점보다는 2배 높은 7000원대에서 횡보하다가 지난주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다시 9510원까지 급등한 것이다. 다음날(25일)에도 1만200원까지 오르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사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반전, 25.45% 급락한 7090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남북경협의 상장처럼 여겨지는 현대엘리베이(017800)터는 이와 반대였다. 지난주 계속 하락하다가 금요일에 2.27% 반짝 상승했다. 현대엘리베이터보다 좀더 크게 움직이는 아난티(025980)는 같은 날 장중에 13.47%까지 뛰었다가 상승폭을 줄여 8.36% 오른 933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빅텍이나 현대엘리베이터, 아난티는 28일 오전에 다시 엇갈리는 행보를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강세를 이어받은 종목이 중국 관련주다. 화장품, 여행, 항공, 엔터테인먼트 등에 속한 종목들이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한한령을 풀기 위해 정부가 오래 전부터 공을 들인 부분이다. 코로나19로 미뤄지긴 했지만 올해 안에 방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왕이 부장의 방한 보도로 시 주석의 방한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관련주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반도와 국내 증시에 북한과 미국, 중국 등이 미치는 영향력이 다시 커졌지만 갈등 해소를 위한 과정이어서 나쁘게 작용할 변수는 아니다. 다만 이로 인한 변동성이 확대돼 뉴스에 따라 관련주들이 춤을 추는 경우가 잦아질 전망이다. 
 
 
한편, 시 주석 방한에 함께 들썩이는 종목군이 있으니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다. 12시 현재 #이스트홀딩스는 16.45% 급등한 269원을 기록 중이다. 씨케이에이치(900120)도 6.93%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들 중 다수는 주가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다. 단순히 액면분할 등으로 발행주식 수를 늘려서가 그만큼 헐값에 거래되고 있어서다. 
 
이들의 주가는 드러난 밸류에이션만 보면 말도 안 되게 싸다. 국내 증시에서 아무리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해도 이들보다 싸게 평가받는 곳은 없다.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2배도 안 된다. 일부 적자기업도 있지만 멀쩡하게 이익을 내는데도 주가가 이렇다. 
 
이와 같은 초저평가는 국내 투자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에서 비롯됐다. 이들에 대한 시선은 중국고섬, 중국원양자원 등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히고 퇴출된 기업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도 없어 거의 방치 수준이다.  
 
따라서 수치상으로는 더없이 매력적이지만 절대 매수를 권유할 수 없는 종목이므로 이번 이슈로 주가가 들썩여도 관심을 접는 것이 좋겠다. 
 
이벤트로 주가가 출렁일 때 파도에 올라타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구경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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