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박진아

toyouja@etomato.com

지금 이 순간, 정확하고 깊이있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역사마저 입맛대로…색깔론 노골화

홍범도 장군 흔적 지우기…역사·이념 논쟁 확산

2023-09-11 06:00

조회수 : 7,15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정부의 철 지난 색깔론, 해묵은 이념 논쟁이 연일 대한민국 사회를 뒤덮고 있습니다. 윤석열정부의 이른바 '홍범도 장군 흔적 지우기'로 불거진 역사 지우기는 극단적 대결 정치를 부추기는 것은 물론, 세대·지역 갈등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10일 "갈수록 노골화되는 색깔론에 대해 "지나친 이념 논쟁은 과유불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권 따라 역사도 뒤집기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놓고 연일 정치권이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육사 측은 홍 장군의 소련 공산주의 세력과의 연관성을 거론하며 공산주의 이력을 가진 인물을 교내에서는 기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 확고한데요. 
 
육사 측은 교정 내 충무관 앞 독립 영웅 5인 흉상 가운데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 밖으로 옮기고, 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과 이회영 선생 등 나머지 흉상은 교정 내 다른 장소로 옮기겠다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을 두고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애초 독립 영웅 5인의 흉상을 외부로 옮기려다 반발이 거세지자 홍 장군만 소련 공산당 경력을 문제 삼아 철거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문재인정부에서 흉상을 설치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육사가 5년 만에 입장을 뒤바꾸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큰데요. 장교 양성의 산실인 육사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전임 정부 역사 지우기에 선봉으로 나섰다는 지적이 무성합니다.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설치된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모습. (사진=뉴시스)
 
반공 앞세운 윤 대통령위험한 질주
 
윤석열정부의 색깔론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28일 한국자유총연맹(자총)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 축사에서도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언급하면서 색깔론을 드러낸 바 있는데요.
 
올해 4·19혁명 기념식에서도 윤 대통령은 "4·19혁명 열사가 피로써 지켜낸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기꾼에 농락당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거짓 선동과 날조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들은 독재와 전체주의 편을 들며 겉으로는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행세를 하는 경우를 세계 곳곳에서 저희는 많이 봐왔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대 공산전체주의'라는 구도는 한국의 이념과 진영을 구분 짓는 기로로 꼽히는 지점들에서 자주 나타났습니다. 정부·여당이 역사·이념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용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짙어지는 정부·여당의 색깔론에 국민적 피로도는 물론, 도 넘은 흑백논리는 과유불급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결집하고 정기국회에서 이념 문제로 공세를 펴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지지층 결집에 이념 문제가 좋을지 몰라도 중도층 확장에는 그다지 도움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69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 박진아

지금 이 순간, 정확하고 깊이있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