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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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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료에 멍드는 실손보험

2024-05-08 13:33

조회수 :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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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 풋살대회를 준비하다가 발목을 다쳤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찌릿한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며칠 전, 집 근처 정형외과를 찾았습니다. "실손보험 있으세요?" 엑스레이를 찍고 진료실에 앉아 가장 먼저 들은 말입니다. 엑스레이에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여러 치료 재료까지 처방받으니 정확히 11만9400원이 찍힌 영수증이 손에 들려있었습니다.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 비급여 치료를 꼭 받아야 하냐고 물었더니 "받는 것이 빨리 낫는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의학 지식이 없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의사의 처방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꼭 필요한 치료 처방이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과잉 진료'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습니다. 다리 엑스레이를 찍으면서 허리 부근 엑스레이를 서비스라고 찍어줬거든요. 척추가 휘었다며, 여유가 되면 '도수치료'를 해보는것도 좋다고 은근슬쩍 권했습니다. '내가 받은 비급여 치료도 꼭 필요했던 것일까'하는 생각이 탁 스치더라고요. "뼈 부러진 것도 아닌데 병원비가 이게 맞냐"는 놀림도 받았습니다. 이렇게 말로만 듣던 실손보험료 누수를 몸소 체험했습니다. 
 
실손보험은 금융당국의 대표적 의료 개혁 대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병원에서 실손보험을 빼먹는 시스템을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딱 일주일 후,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이 주도한 보험개혁회의가 출범했습니다. 보험개혁회의에서는 여러 가지 계획을 밝혔지만 특히 과잉 진료를 유발하는 실손보험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실손보험의 경우, 범부처 논의와 연계해 진단과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손보험 제도 개편은 대통령실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주요 논의 안건이기도 해 이번 실손보험 개선에 기대가 큽니다. 
 
과잉 진료는  손해율을 높여 실손보험료 상승을 이끕니다. 실손의 누수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보험료를 내는 환자와 소비자입니다. 12만원을 직접 지불하고 보니, 얼마나 많은 실손보험이 새고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이번 보험개혁회의 출범으로 업계와 당국 차원의 제도적인 개선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진료하는 사람의 양심은 필수적으로 따라와야겠죠. 
 
지난 7일 보험개혁회의가 출범했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의 과잉진료,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급격한 보험료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 실손보험 진단 및 개선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7일 열린 보험개혁회의 현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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