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게이션)‘나의 촛불’, 그때도 지금도 우린 뜨겁고 그들은 비겁하다
‘촛불혁명’ 진정한 주인공 ‘시민’ vs ‘주인공이라 믿는’ 정치인
지금과 다른 그 시절 그들의 궤변, 비겁한 ‘정치공학의 이면’
입력 : 2022-01-25 01:02:02 수정 : 2022-01-25 01:02: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너무 재미있다. 고발 기자로 현재까지도 왕성히 활동하는 주진우 기자 그리고 그와 절친으로 알려진 대표적 바른 어른이김의성. 두 사람은 이 재미있는 얘기를 자신들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아깝다 여겼단다. 현재 활동 중인 영화 제작자들이 꼭 제작해 주길 바랐다고. 그런데 차일피일 기다려도 연락해 오는 이가 없었다. ‘그냥 우리가 만들자며 주진우 김의성이 의기투합했다. ‘나의 촛불은 그렇게 탄생됐다. 이 재미있는 얘기는 놀랍게도 실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얘기다. 그런데 그 이면에 존재한 또 다른 실화. 깜짝 놀랄 충격이나 그런 게 아니다. 너무 웃기고 너무 재미있다. 배꼽 잡을 만큼 폭소를 터트리게 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웬만한 장르 코미디는 명함도 내밀기 힘들다.
 
 
 
형식상 다큐멘터리다. 하지만 기록물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취재를 통한 이후 기록물이 적당할 듯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나의 촛불멀티버스 코미디장르로 부르고 싶다.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이런정치인들의 저 세상 화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흥미롭다. 놀랍다. 그리고 여전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때의 정치인들과 지금의 정치인들은 분명 멀티버스세계관 속에 존재하는 완벽하게 다른 인물들 같다. 그걸 정치인 본인들만 전혀 모르는 듯하다.
 
나의 촛불은 세월호 참사부터 국정 농단과 부정 부패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촛불시민혁명에 대한 기억이다. 그 기억의 주인은 당연히 시민들. ‘나의 촛불에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 당시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저마다의 기억으로 촛불을 추억했다. 누군가에겐 정의, 또 누군가에겐 눈물, 누군가에겐 민주주의에 대한 살아 있는 심판 또 다른 누군가에겐 전 세계 역사에 전무후무할 직접 민주주의 실현 현장. ‘촛불은 그렇게 대한민국을 변화시켰고 대한민국은 그 변화에 응답했다. 시민들이 그 중심이었고, 그 중심으로서 위치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의 촛불' 스틸. 사진/(유)주기자
 
하지만 나의 촛불이 담아낸 또 다른 시선이 있다. 사실 우린 이걸 보고 싶었다. 주진우 김의성 두 사람이 우리만 알기엔 너무 아깝다여긴 그 얘기. 정치인들의 위선, 정치인들의 다른 얼굴들. 우린 기억하고 있다. ‘촛불 혁명한 복판에서 어떤 정치인은 시민들의 분노를 이용하려 들었다. 어떤 정치인은 그 분노에 대항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정치인은 그 분노를 바람 앞의 촛불이라고 코웃음 지치고 했다. 한국 정치사 희대의 망언 중 하나로 꼽기에 주저함이 없는 발언이었다. 그가 누구인지 우린 똑똑히 기억한다.
 
촛불혁명은 처음 촛불 문화 페스티벌형태로 시작했다. 하지만 2014 4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가 아는 촛불혁명형태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2017 3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까지. 무려 3년 동안 총 1500만에 가까운 연인원이 참여했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혁명의 중심에 있던 주인공들은 여전히 그 당시 아픔 그리고 슬픔 그리고 기쁨과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반면교사를 외친다. 반면 사건과 마주했던 정치인들, 그 정치인들과 좀 더 가깝게 지냈던 관계인들. 그들은 두려웠고’ ‘고민했고’ ‘지켜봤고’ ‘놀라기만 했고등 사건과 상황을 지켜보며 손익계산을 따졌던 태도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변명만 한다.
 
'나의 촛불' 스틸. 사진/(유)주기자
 
우리 모두가 그렇게 외치고 외쳤던 바로잡기혁명 이면에서 그들은 각종 셈법을 논하며 추후 파장과 수습 논의를 거치고 대책을 논하며 정치공학적 놀음만을 이어왔다. 1500만 시민에겐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한 피 토할 외침이었다면, 그 외침이 누군가에겐 손가락 장 지지’는 내기 한 판이자 한심한 정치 셈법을 드러낸 호언장담이었던 셈이다. 그 호언 장담이 담고 있는 한심한 정치공학적 셈법 논의가 있었단 것이 나의 촛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논의가 분노를 자아내고 한숨을 불러 일으키고 욕을 쏟아내게 할 정도의 ‘PTSD유발 시퀀스는 절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웃기고 웃겨서 배꼽을 잡게 만들 정도다. 호언장담 하는 그들 모두가 현재 우리 정치권에서 모두 한자리 해먹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들 모두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며,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는 유불리에 의한 자기 궤변을 쏟아낸다. 코웃음이 터지다 못해 심각한 자괴감이 들 정도다. 이런 세력이 우리 권력을 대신한 대의 민주주의의 실체였단 점에서 말이다. 대한민국 보수의 희망으로 떠 오른 한 인물이 대한민국 원조 보수의 상징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하는 그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멀고 먼 차이를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지도 궁금해질 따름이다.
 
'나의 촛불' 스틸. 사진/(유)주기자
 
나의 촛불이 가장 아쉬운 점은 딱 하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장이다. ‘나의 촛불에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그리고 정유라의 관계를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는 미공개 스틸 사진이 꽤 많이 담겨 있다. 주진우 기자는 나의 촛불을 기획하고 만들면서 이뤄진 취재 과정에서 입수하게 된 여러 자료들을 최대한 실었다. 힘께 연출한 주진우 김의성 두 사람은 박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가 담기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울 것 같다. ‘나의 촛불이 마침표를 찍기 위한 질문은 이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박근혜,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참고로 박 전 대통령들의 최측근들은 주진우-김의성 두 사람의 인터뷰 요청에 결코 응하지 않았단다. 일부는 몇 차례 약속을 했음에도 일방적으로 파기를 했다고.
 
'나의 촛불' 스틸. 사진/(유)주기자
 
나의 촛불’, 주진우-김의성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들어 진 결과물. 단순히 정치적 색깔이 담뿍 담겨 넘치는 기록물이 아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눈물이 날 정도의 영화적 기록물이다. 무엇보다 반드시 봐야 할 가치가 충분한 너무나도 재미있는 기록물이다. 그 시절 우린 모두 뜨거웠고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위선적이었고 또 비겁했다. 개봉은 다음 달 10.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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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