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첫 최저임금 인상률 '5.0%'…이명박·박근혜 정권보다도 낮아
시급 9620원…월급 환산시 201만580원
노사 3차 수정안 제시에도 750원 간극
공익위원 중재안 9620원 제시…표결 진행
박근혜 7.2%·이명박 6.1% 대비로도 낮아
입력 : 2022-06-30 01:16:03 수정 : 2022-06-30 17:39:42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460원 오른 962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도 최저임금 1만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인상률로 따지면 5.0%로 윤석열 정부 첫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6%를 바라보는 고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저임금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료는 역대 정부 첫해 최저임금 인상률 그래프. (제작=뉴스토마토)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3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460원(5.0%) 오른 9620원으로 결정했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는 201만580원이다. 이는 올해 191만4440원보다 9만6140원 오르는 금액이다.
 
앞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은 최초요구안으로 각각 1만890원과 동결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1~3차 수정안에 걸쳐 간극을 1730원에서 750원으로 좁혔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동계는 3차 수정안으로 올해 대비 10%인상된 1만80원을, 경영계는 1.9% 인상된 9330원을 제시해왔다.
 
공익위원이 심의 촉진구간으로 9410원에서 9860원을 제시한 뒤 노사에 각각 4차 수정안 제시를 요청했으나 양측 모두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공익위원의 권고안인 9620원으로 표결에 들어갔다.
 
권고안은 정부합동,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성장률 전망 평균치 2.7%, 물가상승률 4.5% 두개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2.2%를 뺀 수치다.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됐다.
 
표결은 정부 추천 공익위원 전원과 한국노총 쪽 노동자위원, 사용자위원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9620원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2표, 반대 1표, 기권 9표로 가결했다. 반대표 1표는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에 항의 표시로 한국노총에서 던졌다.
 
민주노총 쪽 위원 4명은 공익위원 권고안에 항의해 표결 선언 전에 퇴장했다. 
 
근로자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오늘 공익위원이 제시한 안은 실질적으로 물가 인상률에도 못미치는 그런 안이고 결국은 임금이 인상이 아니라 동결을 넘어서 실질 임금이 삭감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심의과정과 관련해서는 "공익위원들이 업종별 구분 적용과 관려해 노동부에 연구용역을 공고하고 뿐만 아니라 예전과 달리 법적 심의 기한을 계속 준수할 것을 요구하면서 졸속적으로 심의를 진행한 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표결 선언 직후 사용자위원 9인도 퇴장했다.
 
퇴장 직후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기자들과 만나 "중소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한계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에 5%를 과연 받을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이 상당히 불만을 갖게 됐다"며 "그 부분 때문에 저희들이 표결에는 최종적으로 참가하지 않고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의제기를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용자위원들하고 상의를 해야겠지만 이의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며 "최저임금 산식은 그동안 일관되게 해 온것이 아니라 직관적으로 해왔던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작년과 동일한 방식으로 된다는 것은 저희들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표결 선언 직전에 퇴장한 근로자위원 4인과 달리, 사용자위원 측은 표결 선언 직후 퇴장하면서 의결 정족수에는 포함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새벽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3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460원(5.0%) 오른 9620원으로 결정했다. 사진은 표결 후 퇴장중인 공익위원들 모습. (사진=뉴시스)
  
진통 끝에 정해진 윤석열 정부 첫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정권 집권 첫해 최저임금인상률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당선됐던 문재인 정부의 첫해 최저임금 인상률 16.4%은 물론, 보수 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도 낮다. 박근혜 정부 첫해 정해진 최저임금 인상률은 7.2%, 이명박 정부 때는 6.1%였다.
 
특히 정부가 올해 물가상승률을 4.7%, 내년 3.0%로 예측하는 상황에서 저임금노동자들의 실질임금 삭감이 우려된다.
 
고용노동부의 고용노동통계를 분석해 보면, 3월 물가상승률 4.1%를 반영할 경우 해당월 임시일용임금총액(174만5000원)은 지난해 실질임금(166만4000원)보다 1만9000원(1.14%) 떨어졌다. 취약계층의 실질임금 감소는 이미 진행 중인 셈이다.
 
한편, 마지막까지 자리에 남아 표결에 참여한 한국노총 근로자위원들은 공익위원들에게 업종별 구분적용 재검토를 요청했다. 공익위원은 이에 공감의 의사를 밝혔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데이터가 악용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익위원들이 앞으로 해야 될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저임금과 같이 국민경제에 엄청나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깜깜이로 할 수 없다"며 "수긍하고 타당성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논의를 진전시켜야 국민들고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올해 최저임금위 심의 기한을 8년만에 지키게 된 것과 관련해 "제가 만 3년 동안 네 번에 걸쳐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최임위라는 제도가 어떻게 발전하는 것이 제도의  예측가능성, 지속성, 합리성을 높여갈 수 있는 길인가를 생각했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관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2023년도 최저임금은 8월 5일 고시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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