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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지구안의 온실
2022-10-06 06:00:00 2022-10-06 06:00:00
사람이 살기 힘들어진 미래의 어느 날. 지구에 대재앙을 몰고 온 더스트로 인해 죽어나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 이 와중에 더스트의 침입을 막아놓은 유일한 곳 온실을 향해 두 자매가 목숨을 걸고 찾아나선다. 더스트로 가득한 이 대륙위에 날것의 도피처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은 삶의 희망을 놓치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김초엽 소설 <지구끝의 온실>은 현실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은 세상이 펼쳐지는 SF소설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법한 세상을 그려냈다. 우리역시 지난 2~3년간 코로나19 라는 감염병에 갇혀 고통속에서 지냈듯이 말이다.
 
코로나19가 끝났듯이 소설 속 더스트재앙도 끝이 나고 세계가 재건된다. 더스트생태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은 산딸기 때문에 한바탕 소란을 겪는다. 토종 과일 복원 프로젝트로 복원한 재건 이후의 산딸기였다. 사진, 역사속으로만 봤던 산딸기의 실체를 접한 그들이 한입 물었을 때 맛은 달콤한 향과 달리 밍밍하고 약간 떫은맛과 까끌거리는 씨가 느껴질 뿐이다. 이제 더스트 이전의 지구로 되돌리기는 힘들것이다. 그리고 재앙은 또 다가와 '모스나바'라는 이름모를 덩굴이 속수무책으로 퍼져나간다.
 
현실속 지구를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일뿐,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정부가 플라스틱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일회용컵 보증제를 실시하고, 친환경차 사용 독려 등 순환경제 실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기도 하다. 다행인 점은 MZ세대로 불리는 소비 선도자들의 '환경'에 대한 생각이 기성세대보다 낫다는데 있다. 비건 음식이나 용품을 구입하고, 에코백을 들고다니는 등 생각보다 적극적인 자원 재활용을 통한 소비활동에 진심이다.
 
이를 반영하듯 유통업계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을 꾀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이 대부분인 포장용기에서 이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추석때만 해도 포장재를 줄이고,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로 바꾸며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등 다양한 노력을 실천했다. 추석선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에 속하는 스팸을 보자. 노란색 플라스틱 뚜껑은 그간 스팸을 상징하는 트레이드마크였다. 하지만 이를 과감히 없애는 노력을 꾀했다. 쉽지않은 결정이었을 테지만 최근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을 위해 행동을 취한 셈이다.
 
화장품 업계도 노력중이다. 세계 화장품 용기 시장에서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매년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는 150억병 이상이 생산되지만 재활용률은 9%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에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려는 노력을 꾀하고 있다.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거나 공병을 수거하는 사례도 늘고있다. 샴푸와 바디워시 등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리필 용기에 소분해 구매토록 하고, 공병을 갖다주면 뷰티 포인트 등을 적립해주는 식이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아직 갈길은 멀다. 재생원료를 사용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데다 여전히 환경에 대한 인식도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플라스틱, 폐배터리 등과 관련된 재활용 산업이 향후 엄청난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게 사실이다. 우리 기업들에게 탄소배출 감축과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을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친재생 사업을 진행할수록 인센티브를 과감하게 주고, 제도적 뒷받침을 확실히 해줘야 할테다. 
 
소설 <지구끝의 온실>은 ‘생존’이 아닌 ‘공존’의 가치에 무게를 두는 소설이다. 우리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 공간에 대해 정부와 기업, 소비자가 '원팀'이 돼 지구안의 온실을 유지할 수 있으면 어떨까.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에 애쓰고 실천하는 모습을 끊없이 보여주길 바란다. 
 
김하늬 산업2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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