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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장관님, 과외 받으셨나요?"
2022-10-07 06:00:00 2022-10-07 06:00:00
"장관님, 혹시 국정감사 잘 받는 법 과외 받고 오셨어요?"
 
지난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시간,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을 향해 이 같은 일침을 날렸다. 
 
이 장관은 "그런 것이 있느냐"며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지만 정 위원장은 "잘 파악이 안된 부분은 죄송하다, 정확히 말하고 두루뭉술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된 질책을 이어갔다. 그는 "모를듯 말듯 알쏭달쏭하면 국정감사를 하는 의미가 별로 없다"며 "소신을 갖고 말을 했으면 좋겠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도 "의원들의 주장 내용이 과기정통부 입장에서  정책과 안 맞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 소신껏 이야기해달라. 자신감을 갖고 입장을 피력해야 건전한 대화와 토론이 된다"고 주문했다. 
 
12시간이 넘게 진행된 이날의 국감에서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낸 보기드문 순간이었다. 
 
해마다 국감장에 등장하는 호통치는 국회의원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이날의 호통은 충분히 공감가능했다. 과기정통부의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이 장관의 대부분의 답변은 끝맺음을 듣기 어려웠다. 물론, 그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잘라버린 의원들의 탓도 있지만 '잘 살펴보겠다', '검토해보겠다' 이외에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말 끝을 흐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망 이용료 논쟁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고 해외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며 옳다, 그르다의 판단을 유보했다. 같은 이슈를 두고 콘텐츠 사업자들의 손을 들어준 문화체육관광부의 행보와도 온도차를 보였다. "국감의 최대 관심사에 대한 업무 파악이 부족한 것 같다"는 지적이 다수의 의원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러던 중 문제의 '컨닝페이퍼' 혹은 '모범답안' 의혹이 제기됐다. 국무총리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가이드라인을 두고 장관이 사전에 참고를 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한 여야 간 공방이 가열됐다. 문건의 존재 여부에 상관없이 이 장관이 소신있고 똑 부러지는 답변을 남겼더라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문제였다. 
 
처음 겪는 국감이 어색했을 수 있다. 정치인 출신 장관과 달리 학자 출신으로 자신이 뱉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부처의 장관이 된 이상 자신만의 소신에 따라 정책을 실행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 더욱이 과기정통부는 국가의 미래인 전략 기술을 책임지는 부서다. 정파의 논리가 아닌 국익에 따라서만 행동해도 비판받지 않는다. '반도체 전문가'라는 수식어를 뛰어넘을 퍼포먼스가 필요한 때다. 
 
김진양 중기IT부 기자(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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