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열기 식어가는 대구…“공급 과잉이 원인”
청약 경쟁률 한자릿수로 하락…320가구 미분양도
2021-04-27 15:00:00 2021-04-27 15:00:00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아파트.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구 청약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한때는 수십대 1의 청약 경쟁률이 우스웠지만 근래 들어선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고, 미분양 물량이 남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여전히 청약 경쟁이 치열한 다른 광역시와는 다른 양상이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그간 대구에 쏟아진 공급을 지목한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대구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8.1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만 해도 23.7대 1, 20.2대 1 등 두 자릿수 경쟁률을 올렸지만 2월부터는 6.1대 1, 3월 7.9대 1 등으로 낮아졌다. 여전히 모집가구수보다 청약자가 많은 상황이지만 과열 경쟁의 양상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개별 단지의 청약 경쟁도 뜨겁다고 보기 어려워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집계 결과 이달 청약 접수를 받은 ‘대구역 SD아이프라임’의 평균 경쟁률은 2.1대 1이었다. 78가구 모집에 총 168명이 찾았다. 4개 주택형 모두 2순위까지 청약자를 모집했고, 이중 전용 84㎡C 타입은 2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대구역한라하우젠트센트로’ 단지도 평균 4.3대 1 경쟁률로 청약을 겨우 마쳤다. 
 
호반건설과 대우조선해양건설도 대구에서 각각 공급에 나섰으나 한 자릿수 경쟁률에 머물렀다. ‘대구두산동 호반써밋 수성’은 평균 8.4대 1 경쟁률을 올렸고 ‘동대구역 엘크루 에비뉴원’은 3대 1 경쟁률에 머물렀다. 동대구역 엘크루 에비뉴원은 일부 주택형의 청약자가 부족해 2순위 모집을 진행하기도 했다. 
 
평균 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도 나왔다. 청약접수가 모집가구수보다 적은 건데,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는 712가구 모집에 384명만이 청약통장을 썼다. 
 
이 같은 양상은 다른 광역시와는 대조적이다. 대전이나 부산, 광주 등은 두 자릿수 경쟁률을 올리는 아파트가 여전히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달 대전에서 분양한 ‘대전 한신더휴 리저브’는 209가구 모집에 4986명이 몰려 평균 23.8대 1 경쟁률을 올렸다. 광주에서 공급된 ‘광주 산정 대광로제비앙’은 평균 경쟁률이 13대 1을 기록했다. 
 
업계는 대구에서 그간 아파트 공급이 쏟아진 점을 청약 열기가 누그러지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대구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해 3만가구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 중이다. 3년간 합계는 9만1000가구에 달한다.
 
이 기간 부산 물량은 6만9000가구, 대전은 3만2000가구로 조사됐다. 광주는 2만9000가구로 나타났고 울산은 1만5000가구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구에서 많은 물량이 나오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대구 분양물량이 쏟아지자, 지역에선 알짜 단지 청약을 노리는 ‘옥석가리기’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에서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며 공급이 수년간 많았다”라며 “물량 폭탄으로 지역 청약 시장은 점점 식어가는 상황인데, 이중에서도 수성구 같은 중심 입지의 분양을 노리는 양극화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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