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유아 '만성 영양불량' 심각…남한과 10배 격차
영유아 저체중률도 남한보다 12배
2021-07-13 14:46:34 2021-07-13 14:46:34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북한 영유아의 만성 영양불량률이 한국 영유아의 10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저체중률도 북한 영유아가 12배 높았다.
 
1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인하대 식품영양학과 이수경 교수팀은 남한과 북한 자료를 이용해 영아(생후 12개월 미만)와 유아(12∼59개월)의 영양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북한의 영양 실태 자료로 2017년 북한 다중지표군집조사(MICS) 보고서를 이용했다. MICS 조사는 유엔 산하 기구인 유니세프(UNICEF) 지원으로 각국 정부가 수행하는 어린이ㆍ여성 대상 조사다. 이 보고서는 영양 실태를 비롯한 다양한 지표의 조사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남한은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7년) 결과 등을 활용했다.
 
연구 결과 국내 영유아의 출생 시 키·체중은 세계 영유아 중간값보다 크고 무거웠다. 반면 북한 영유아의 출생 키와 체중은 약간 작고 가벼웠다. 북한 영유아는 남한 영유아보다 저체중, 만성 영양불량률, 급성 영양불량률이 높았다. 반면 과체중률은 낮았다.
 
북한 영유아의 저체중률은 9.3%로, 남한 영유아(0.8%)보다 12배나 높았다. 남북한 영유아의 만성 영양불량률은 11배(북한 19.1%, 남한 1.8%), 급성 영양불량률은 4배(북한 2.5%, 남한 0.7%)의 차이가 났다. 북한 영유아의 과체중률은 2.3%로, 남한 영유아(3.5%)보다 낮았다.
 
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북한 영유아의 영양 결핍 수준은 20년 전 조사 때보다는 상당히 개선돼 2019년 세계 영유아 영양불량 평균(만성 영양불량 21.9%, 급성 영양불량 7.3%)보다 낮다”며 “특히 급성 영양불량률은 목표치인 3% 미만을 이미 달성해 ‘낮음’ 상태였다”고 말했다.
 
국제기구와 북한 정부가 함께 수행한 1998년 조사에선 북한 영유아의 영양 결핍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해당 보고서에서 북한 영유아의 만성 영양불량률은 62.3%, 급성 영양불량률은 15.6%였다. 두 지표 모두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른 분류에서 ‘매우 높음’ 단계(만성 영양불량률 30% 이상, 급성 영양불량 15% 이상)였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가 지난해 공개한 평양시 대동강구역 옥류소학교의 모습.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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