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아닌 월세대란…전세물건 쌓이고 가격 하락
월세거래량, 3달째 전세 상회…금리인상 부담
서울 아파트 전세값, 3년3개월만에 하락 전환
2022-07-27 08:00:00 2022-07-27 08:00:00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전세대란 우려가 사그라지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임대차3법에 따른 계약갱신권이 만료되는 8월부터 전셋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자부담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된 가운데 전세 매물적체까지 겹치며 되레 전세가격에 힘이 빠진 모습이다.
 
27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확정일자 기준 전국 17개 시·도 임대차 거래량은 총 147만6178건으로 집계됐다. 임대차 거래량은 전년 동기(108만8992건) 대비 35.5% 증가한 수준이다. 눈에 띄는 점은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앞질렀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월세 거래량은 75만3784건으로 작년 상반기(45만8300건)에 견줘 64.5%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은 14.5% 증가한 72만2394건으로 나왔다. 월세거래량은 올해 4월부터 3달 연속 전세 거래량을 상회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6%를 돌파하는 등 전세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이자 대신 월세를 택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 매물이 쌓이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내달 예고됐던 전세대란도 무색해지고 있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6일 현재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591건으로 새 정부 출범일(5월10일·2만5748)과 비교해 22.7% 증가했다.
(표=뉴스토마토)
전세매물이 적체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값도 3년3개월만에 하락전환했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플랫폼인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의 월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으로 전월(6억7792만원)대비 0.01%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월평균 전세가격은 2019년 4월(4억6210만원) 이후 39개월만에 하락전환했다. 전국 아파트 월평균 전세가격은 3억4151만원으로 한달 전보다 0.11% 감소했으며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은 0.16% 내린 4억6846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월세 수요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달 KB아파트 월세지수를 살펴보면 서울 월세지수는 103.1로 통계가 작성된 2015년 말 이래 가장 높았다. 월세지수는 기준치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높을 수록 월세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 구매가 신중해지고 월세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전월세 전환율도 상승했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0%로 한달 전(3.19%)보다 소폭 올랐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의 월세 전환 시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로, 해당 수치는 지난해 6월(3.22%)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높다.
 
한편 입주 대기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 적체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직방에 따르면 내달 경기도(8016세대), 인천(5655세대)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2만7735세대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대출금리 오름세로 월세를 찾는 임차인도 늘고 있고 전세물량이 많은 입주시장에서 특히 전세입자 구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새 아파트 입주가 집중되는 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전세물량 해소가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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