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최대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회사)인 엠디엠(MDM)그룹이 부동산 시장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 등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금리인상과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질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엠디엠그룹은 지난 2021년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기며 대기업집단 반열에 들어섰지만, 2년 만에 외형과 순위 모두 뒷걸음질 치며 역성장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문주현 MDM회장.(사진=MDM)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엠디엠그룹의 전체 매출액은 756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5880억원)에 견줘 반토막났습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20억원으로 89.7% 급감했습니다. 재계순위는 57위에서 66위로 9계단 내려왔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직격탄이 가해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시행사는 부동산 개발 사업 시행에 앞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시장 침체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제기되며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통상 시행사는 개발 사업에 나서기 전에 브리지론을 활용해 토지를 매입하고, 사업권을 담보로 인허가·착공·분양·준공 등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본PF 대출 등을 일으키는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는데 개발이나 분양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지급불능 사태에 빠지는 등 익스포저(위험노출·exposure)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실적 역시 부진한 모습입니다. 작년 연결 감사보고서를 보면 엠디엠의 당기순이익은 353억원으로 1년 전(710억원)보다 50.3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2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3대 시행사로 꼽히는 DS네트웍스와 신영의 영업이익은 1136억원, 483억원으로 16.7%, 49%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크게 실적이 빠진 것입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보면 -835억6137만원에서 -1309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으며,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459억8981만원으로 39.8% 감소했습니다. 반면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84억원에서 1015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영업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부족한 현금을 조달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채비율은 33.5%에서 38.3%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엠디엠 측은 “후분양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회계상 매출 인식이 안됐고, 건물 철거에 따른 비용이 영업 외 비용으로 인식됐다”라며 “후분양 사업장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을 인식하게 되면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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