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OTT에만 집중하다 오프 플랫폼 붕괴 위기
2023-05-08 07:07:43 2023-05-08 07:07:4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연일 한국 대중문화가 전세계를 상대로 통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만 쏟아지고 있습니다. K팝을 시작으로 K드라마, K푸드 등 모든 콘텐츠에 'K'를 붙이는 게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특히 드라마 시장의 경우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글로벌 OTT를 통해 전세계 시청 시간 1위 등 긍정적인 소식만 들려오고 있습니다. 드라마 시장에서 이런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조성된 건 '오징어게임'의 성공 이후입니다. '오징어게임'의 성공으로 다양한 작품이 글로벌 OTT를 통해서 전세계에 공개됐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더욱 불을 지핀 건 글로벌 OTT의 제작비 지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디즈니+ 등 글로벌 OTT가 본격적으로 한국 드라마 제작 시장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스위트홈'에 출연했던 한 배우는 드라마 속 배경이었던 그린홈이 총 3500평 이상의 세트장에서 촬영이 됐다면서 한국 드라마 중 역대급 스케일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회당 30,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넷플릭스의 제작비 투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지상파, 케이블, 종편 드라마 시장은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과거 방송 드라마의 경우 수목드라마, 주말드라마, 아침드라마, 일일드라마 등 각 방송사가 한주간 방송하는 드라마 편수가 평균 5편이 됐습니다. 하지만 제작 편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월화극, 수목극 자체를 없애고 금토극에만 집중하는 방송사도 생겨났습니다. KBS 다음으로 가장 많은 드라마를 방송했던 tvN 역시 수목극을 빼고 예능으로 편성을 대체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드라마 제작이 줄어드는 이유는 제작비 부담 때문입니다. 글로벌 OTT가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하면서 드라마 제작 시장의 전반적인 제작비가 상승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만의 경우 로맨스 드라마 강국이었다. 아시아에서 로맨스 드라마를 많이 수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자본 시장에 먹혀 현재 대만 드라마 제작 시장은 중국 드라마의 하청이 됐다. 글로벌 OTT의 자본 투자 역시도 경계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결국 글로벌 OTT가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하는 것도 자신이 소유한 IP에 투자하는 것이지 한국 드라마 시장을 위함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OTT에 집중한 나머지 국내 드라마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전세계가 열광하는 K드라마라는 허울 때문에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흔히들 합니다. 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국내 드라마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건 'K드라마' 제작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의 신호입니다
 
넷플릭스 '더글로리'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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