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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기독교 행사에 3000명 결집…'코로나 음모론'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산…1차 신천지, 2차는 사랑제일교회 등
종교행사 허용에 방역 구멍 우려 '증폭'
2020-10-12 15:38:44 2020-10-12 15:38:44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지난 주 경북 상주시 한 기독교 연수원에서 열린 1박 2일 행사에 3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돼 방역당국이 참석자 파악에 나섰다. 행사 참석자 증언에 따르면 행사에서는 세계 갑부가 코로나19를 퍼뜨렸다는 음모론도 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기로 했지만 일부 기독교 단체의 '방역 불복' 행위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상주시 방역당국에 따르면 기독교 선교단체인 '인터콥'은 지난 9∼10일 화서면 인터콥 열방센터에서 1박 2일간 선교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내외국인을 포함한 3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참석자 명단 파악에 나섰다. 인터콥이 행사를 연 지난 9∼10일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따라 50인 이상 집회가 금지된 상황이었다. 인터콥이 방역 지침을 어기고 몰래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이들은 오는 11월과 12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 증언에 따르면 행사에서는 빌 게이츠 등 세계 갑부가 코로나19를 퍼뜨렸다는 음모론과 세계 종말론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 측은 참석자들에게 휴대전화를 끄도록 지시했고, 사진을 찍을 경우 현장에서 모두 삭제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종교 행사 특성상 강의 중에 노래하고 울부짖는 일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경북 상주시 화서면 산속에 위치한 기독교 선교단체 인터콥 홈페이지 화면.
 
이날부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 완화하기로 하면서 집합금지가 적용됐던 교회의 경우 좌석 수의 30% 이내로 대면 예배가 허용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부 종교집단을 중심으로한 3차 재확산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교회 등을 중심으로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와 집단 감염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지난 2월 신천지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시작해 8월 서울 사랑제일교회 등 보수기독교 단체발 2차 대유행으로 이어진 만큼 행사 참석자들을 철저히 추적해 검사받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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