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연초 점포 문 더 닫는다
국민·하나 등 2월까지 23곳 조정…저금리·대출 규제 영향도…"당분간 대출 수익 영향 불가피"
2020-12-28 13:58:35 2020-12-28 13:58:35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시중은행이 새해에도 점포 축소 움직임을 이어간다. 저금리 환경과 고강도 대출 규제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업무 효율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어서다. 일부 은행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비용 절감에 들어간다고 밝히는 등 동네 은행 찾기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하나·우리은행은 오는 2월1일까지 23곳의 영업점을 인근으로 통폐합한다. 국민은행은 내달 22일 삼전역 지점을 비롯해 영업점 19곳, 한신대학교 출장소 1곳 등 20곳 감축을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2월1일까지 역삼동 지점과 동부이촌동 출장소를, 우리은행은 분당정자 지점을 정리한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은행은 올 들어 200여 곳의 점포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애썼다. 연간 통폐합 규모가 200곳에 달한 것은 이들 은행의 영업점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그간 은행들은 비대면·디지털 금융 추세라는 따른 환경 변화를 점포 축소의 이유로 들어왔다. 그러다 올해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지난해부터 말 점포 축소에 고삐를 좼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업무 효율성 제고를 가속화한 양상이다. 3분기 말 기준 4대은행이 지닌 토지나 건물 등 단기간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업무용 고정자산)의 비율은 평균 11.4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4대 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올 3분기까지 지난해보다 각각 6~10% 하락했다. 은행들은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돼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점포 축소 분위기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규제산업이니만큼 정부의 정책에 따라 영업 방향이 따라가기 마련"이라면서 "부동산 상승을 막기 위한 대출 규제에 당분간 수익성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주요 은행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점포 축소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전사적인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 밝힌 우리은행은 내년 30곳 안팎의 점포를 통폐합하는 반면, 신규 개점 계획은 5곳 미만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다른 은행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강화한 영업점 통폐합 절차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규모 자체는 올해보다 작아질 수 있다.
 
동네 은행들이 사라지면서 고객들의 불편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 점포 역시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 업무에 특화한 영업점으로 개편을 진행하고 있어, 근처 점포가 폐쇄되지 않더라도 일반고객들이 먼 곳을 돌아가야 할 경우가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들이 오는 2월까지 23개 점포를 축소한다. 코로나19로 단축근무 관련 안내문이 우리은행 본점 영업점에 게시돼 있는 가운데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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