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사모펀드 사태 이후 투자자들의 시선이 랩어카운트(Wrap account·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로 이동하고 있다. 랩상품 계좌보유 금액은 처음으로 140조원을 돌파하면서 증권사들도 고객 모집을 위한 다양한 상품 전략과 이벤트 등을 쏟아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임형 랩어카운투의 총 계약금액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144조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월(132조)과 비교해 한달 만에 12조원이 급증한 수치다.
랩어카운트 상품은 지난 2016년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로 작년 상반기까지도 110조원 수준으로 운용됐다. 이후 사모펀드 관련 일련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액자산의 투자수요가 랩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과 투자 일임계약을 맺고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이다. 국내외 주식뿐만 아니라 펀드와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부동산, 해외 대체투자 등 다양한 유형의 자산에 분산투자하며, 전문가가 고객 대신 돈을 굴리는 특징이 있어 변동성 장세에서 주목받는다.
증권사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투명하게 관리가 가능한 랩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특히 비대면으로도 손쉽게 가입이 가능하다 보니 고객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랩어카운트의 고객수는 이미 180만명을 훌쩍 넘어간 상황이다. 매달 최소 천명이 넘는 고객들의 가입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점도 투자자들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과거 랩 시장은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으로 고액 자산가의 전여물로 통했다면 최근 증권사들이 가입 문턱을 1000만원선까지도 낮춘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고객의 니즈에 맞춰 랩 상품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뱅키스 계좌에서 비대면으로 랩어카운트(이하 랩)에 가입하면 가입금액 1000만원당 투자지원금 5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다음달까지 진행한다. 온라인 전용 '매크로온앤오프랩'도 출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KB증권은 일임형 랩어카운트 서비스 'KB 에이블 어카운트(able Account)'의 잔고가 6조원을 넘어서면서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PB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까지 개인 투자를 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다 최근에는 변동성 장세에 대한 우려가 늘면서 랩상품 문의가 늘어났다”면서 “해외 ETF 등 직접 투자가 복잡한 분야도 랩상품을 가입할 경우 손쉽게 투자해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장점”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랩상품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최근 유안타증권은 대만 현지 네트워크 활용해 투자하는 랩어카운트를 출시했다. ‘We Know 대만 탑티어주식랩‘은 대만 증시에 상장된 산업군 내 선두 기업, 실적 우량주, 고배당주, 고성장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현대차증권은 미국시장에 투자하는 나스닥100 저평가된 기술 가치주에 투자하는 랩과 글로벌 탑티어 혁신성장 랩 등 해외투자 랩 상품 4종을 출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랩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적어도 1000만원 수준으로 단기 투자로 접근하기 보다는 상품별 특색에 따라 최소 1년간의 투자 기간을 고려해 가입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증권사 지점에 상담을 기다리는 고객. 사진/신송희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