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한항공, 왕산레저 매각 또 무산···“합병 위해선 꼭 매각해야”
왕산레저 매각 합의, 4월에 이어 결렬···칸서스 우선협상 종료
아시아나 합병 추가 비용 6000억 예상···자금 확보 중요
입력 : 2021-10-05 11:17:04 수정 : 2021-10-05 11:17:04
이 기사는 2021년 10월 5일 11: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대한항공(003490)의 왕산레저개발 매각 합의가 무산됐다. 송현동 부지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실적도 회복세여서 당장 매각이 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후 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합병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5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의 보유 지분 100% 매각을 위한 칸서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의 본 계약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왕산레저개발은 해양레저 시설 왕산마리나를 운영하는 회사로, 대한항공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30일 칸서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이번 본계약 무산으로 칸서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도 종료됐다. 대한항공 측은 “왕산레저개발의 지분 매각은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라고 전했다.
 
왕산레저개발 매각은 대한항공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시한 자구 계획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에도 칸서스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추진했지만, 올해 4월 무산됐었다.
 
현재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왕산레저개발 매각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 또 하나의 과제였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유재산심의회는 지난달 28일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를 맞교환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오는 11월 열리는 서울시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한 제 3자 교환계약을 올해 안에 체결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송현동 부지 시장가치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개선되고 있는 실적도 왕산레저개발의 매각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분기 매출 2조원대를 회복했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53% 늘어난 1936억원을 기록했다. 화물 운송 부문의 선전 덕분이었다. 
 
대한항공이 왕산레저개발의 몸값을 제대로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추후 아시아나와의 통합을 위해서는 왕산레저개발을 늦지 않게 매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확충과 경영 정상화가 조금씩 이루어지면서 왕산레저개발을 급히 처분해야 할 필요는 없어졌다”라면서도 “그러나 아시아나와의 통합에 6000억원가량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통합 시기에 맞춰 매각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적이 충분히 회복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자금 확보의 필요성을 키운다. 화물 운송 부문에서의 성과로 영업이익이 나아지고 있지만, 델타 바이러스 확산 등에 아직 여객 부문의 정상화 시기를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일, 미·중 무역분쟁과 환율의 영향으로 실적이 급락했던 2019년을 제외하면 2018년 대한항공의 매출은 13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7조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액 역시 8조원 초반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영업이익은 올해 2018년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1조원대 영업이익을 되찾기에는 2년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환율·유가 등 변수가 상존하기 때문에 원활한 아시아나와의 통합을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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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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