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두달새 11조 불어난 정기예금…대출금리 끌어올릴듯
부동산 거래절벽에 주식·암호화폐 등 투심 저하 영향
예수금 확대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코픽스 인상 부추겨
2022-03-03 06:00:00 2022-03-03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올 들어 주요 은행의 예금 잔액이 1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금리 인상과 변동성 확대에 주식·암호화폐,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대한 인기가 식고 은행 예금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은행 조달비용이 늘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2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65조9317억원으로 전달 666조7769억원 대비 8452억원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654조9359억원과 비교해서는 10조9957억원 늘었다. 특히 5대 은행의 모든 수신잔액을 취합하면 두 달도 채 안 돼 38조5010억원의 자금이 은행에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들의 예금 흐름은 큰 변화가 없으나 1~3개월 단기예치가 많은 기업예금에서 갑작스럽게 자금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쪽에선 올 들어 예수금이 계속 늘고 있는 흐름을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수신고의 급증은 복합적인 투자심리 저하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선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커지면서 부동산 거래가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81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월부터 확대 적용된 데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라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잇고 있는 점도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는 양상이다. 
 
2600선까지 밀려난 코스피와 등락을 반복하는 암호화폐 시장 등 투자시장을 둘러싼 변동성도 상당하다. 통상 주식, 암호화폐 등에 투자를 위해 대기하는 자금으로 분류하는 요구불예금의 경우 올 들어 4조1668억원 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우려가 점증됐던 전달에만 잔액은 13조3065억원 불었다. 이 가운데 지난달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은행들도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30~0.40% 안팎으로 인상해 은행으로의 자금 회귀를 이끌었다.  
 
예수금 확대로 은행들의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대출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 인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여기다 지난달 21일부터 신청받은 청년희망적금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선착순이 아닌 요건을 갖춘 이들에게 가입이 허락되면서 25일까지만 200만명 이상이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월 최대 50만원으로 가입했다는 가정에서 전달 전체 은행의 적금 잔액은 9500억원가량의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리가 높은 만큼 코픽스에 반영되는 비중도 크다. 
 
또다른 관계자는 "1월 설날 연휴에 따라 인상된 예금금리가 코픽스에 덜 반영된 점을 감안할 때 이달 15일 발표될 지표는 큰 폭의 인상이 예측된다"며 "시장금리도 점진적으로 오르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투자심리가 줄자 가계대출도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5대 은행의 2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9373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7522억원 감소했다. 감소폭도 지난 1월 1조3634억원과 비교해 확대했다. 주택담보대출도 1657억원 줄었으며 신용대출은 2월말 135조857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846억원 줄었는데, 작년 12월부터 3개월째 감소했다.
 
금리인상과 투자심리 위축에 올 들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1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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