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토피아, 무리한 사업 확장에 ‘발목’…유증 연기에 유동성 우려↑
지속된 유증 연기 속 주가 하락…모집금액 33% 감소
실권주 인수계약 없는 유증…최대주주 참여율 50%
2022-11-17 06:00:00 2022-11-17 15:21:52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정보보안솔루션 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던 세토피아(222810)구 마이더스AI)의 유동성 위기감이 확대되고 있다. 세토피아는 최근 주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로 철강 사업과 카나비스(마리화나) 재배 등 기업 M&A를 진행해 왔는데, 유증을 통한 자금 조달 일정이 지연되면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됐다. 세토피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일각에선 무리한 사업 확장에 발목이 잡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토피아는 지난 15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지분증권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은 3분기 실적보고서 제출에 따른 3분기 재무정보 적용에 따라 이뤄졌다. 세토피아가 유증 지분증권을 정정한 것은 이번이 총 8번째다. 앞서 3차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에 따라 정정이 이뤄졌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대한 심사결과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증권신고서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 등이 있는 경우,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대해 정정요구를 할 수 있다.
 
세토피아 유증은 앞서 수익성 강화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추진한 M&A의 연장선이다. 세토피아는 본 사업인 보안솔루션 사업부의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 등으로 적자 사업부를 매각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또 지난 2021년부터 타법인증권 취득을 통해 카나비스 사업과 철강 사업 등 신규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마리화나 재배 및 추출 시설을 갖추고 있는 엠플란트(MPLANT, inc)와 미국 멜로즈패실리티매니지먼트(MFM) 지분 취득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 특수강 전문 기업 제이슨앤컴퍼니를 인수했다.
 
세토피아가 신규사업을 추진한 이후 매출액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MFM을 인수 후 카나비스 사업부 매출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89억원으로 1054% 급증했다. 또 올해 3분기에는 제이슨앤컴퍼니 실적이 반영되며 매출 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
 
매출액이 크게 늘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했다.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공급망 차질 심화, 미 달러 등으로 올해 3분기에도 연결 기준 76억원, 별도 기준 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보다 큰 문제는 세토피아가 제이슨앤컴퍼니를 인수할 당시 제이슨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던 차입금 규모다. 당시 제이슨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던 차입금 중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만 약 16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인수가격 182억원의 87.9%에 해당한다.
 
차입금의 연이자율은 평균 3~5% 수준으로 금리가 높은 것은 6.23%에 달한다. 세토피아는 유증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불필요한 이자비용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었으나, 지속된 유증 연기와 주가하락으로 자금운용에 차질이 생겼다.
 
세토피아는 증권신고서 최초 제출 당시 발행가 1700원에 390만주를 발행, 총 663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발행가액이 1085원으로 감소했고 모집금액도 423억원으로 33.2% 줄었다.
 
이에 1순위였던 채무상환금은 220억원에서 160억원으로 줄었으며, 시설자금(2순위)은 120억원에서 95억원으로, 운영자금(3순위)은 312억원에서 162억원으로 줄었다.
 
이미 모집금액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지만, 유증 결과에 따라 문제가 커질 수도 있다. 세토피아의 이번 유증은 실권주에 대한 잔액인수 계약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토피아의 최대주주인 에스에이코퍼레이션의 유증 참여율은 50%에 불과해 청약 미달에 따른 자금조달 규모 축소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가치 희석 우려에도 상장사들이 유증을 진행하는 것은 필요 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하기 위함”이라며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높은 수수료를 감수하고 증권사와 실권주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토피아는 차입금 상환 금액이 부족할 경우 차입금 확대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거나 상환 만기를 연장한다는 입장이다. 세토피아 관계자는 “아직 유증이 마무리되지 않은 단계인 만큼 자금 부족에 대해서 명확한 대답은 힘들다”면서도 “조달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만기가 도래할 경우 만기 연장이나 상환 방법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유증이 마무리되면 철강 사업부의 실적 반영으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유증에서 채무상환이 1순위에 들어간 것은 빠른 합병을 위해 일부 채권자들과의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함”이라며 “제이슨앤컴퍼니가 지속적으로 흑자경영을 이어왔던 만큼, 합병이 마무리되면 세토피아의 별도 기준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토피아는 제이슨앤컴퍼니와의 소규모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세토피아가 제이슨앤컴퍼니를 흡수합병하는 방법으로 합병이 완료되면 제이슨앤컴퍼니 매출은 연결 실적이 아닌  세토피아 별도 재무제표에 적용될 예정이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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