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하반기 IPO시장 대어급 등장 '주목'
"대기업 흥행 여부, 전체 시장 분위기 좌우"
SK에코플랜트·LG CNS 등 상장 적기 타진
2023-07-13 06:00:00 2023-07-13 0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어급 공모주들이 상장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기 때문인데요. 증시가 바닥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공모주 시장의 풍향계는 증시의 투심을 읽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반기 대어급 첫 주자 파두를 시작으로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터리얼즈, SGI서울보증보험 등이 올해 상장을 앞뒀는데요. 전문가들은 덩치가 큰 기업들의 상장에 힘입어 IPO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내다봅니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기업들도 최근 청구서를 다시 제출하는 등 IPO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전망입니다. 
 
올해 하반기 대어급 상장예정 및 IPO 진행현황.(자료=언론보도)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한 기업은 63개사로 나타났습니다. 1999년 이후 지난해까지 상반기에 상장한 기업 평균 46개사보다 많은 것입니다.
 
그러나 공모금액으로 비교하면 상반기 IPO 공모 금액은 1조3000억원으로 과거 상반기 평균 2조원보다 적었습니다. 시가총액 규모도 5조8000억원으로 과거 평균 7조2000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들이 주로 상장한데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지난해 규모가 큰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코스피 대어급 상장에 시장 활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일 현재 IPO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낸 기업은 66개사(스팩포함)입니다. 이중 유가증권시장에 제출한 에코프로머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이 눈에 띕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경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청구서를 신청했습니다. 에코프로그룹사 처음으로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것이라 시장의 관심이 높은데요. 전기차 시장의 성장 흐름을 타고 2차전지 관련주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안정적 사업을 구현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상장 후 시총은 2조원대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예측됐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심사 기간이 통상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10월 상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연초부터 로봇테마는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두산로보틱스 기업가치는 최소 1조원에서 최대 3조원 수준입니다. 
 
국내 최대 보증보험사인 서울보증보험도 코스피 입성이 기대됩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10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이후 13년 만에 상장에 나서는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됩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1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IPO 절차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하반기 심사 결과가 나오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코스피 상장을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오는 24∼25일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습니다. 파두는 국내 팹리스 업계 최초 조 단위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유니콘 기업으로, 공모주 시장에서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IPO 성적에 따라 다른 대어급 상장후보들이 추가로 IPO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기업의 흥행 여부가 전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IR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엔 실적에 기반한 소부장 기업들이 주로 주목을 받았다"면서 "하반기엔 대기업들과 로봇·인공지능(AI)·확장현실(XR)·뷰티 등 다양한 기업들이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여 IPO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기업이 1분기 13개사에서 2분기 38개사로 늘어난 만큼 연말에는 IPO 큰 장이 설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덩치가 큰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주식시장에 안착할 경우, IPO 시장 분위기도 확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SK에코플랜트·LG CNS·에이피알 등 IPO 나설 가능성 커 
 
이밖에도 하반기 공모에 나설 대기업들이 많습니다. 아직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하반기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SK에코플랜트, CJ올리브영, LG CNS, 에이피알 등이 조만간 신청서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 모두가 조 단위 몸값으로 평가되는 만큼, 상장 추진에 본격 나설 경우 투자자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IPO가 될 SK에코플랜트는 몸값이 최대 10조원까지 거론되는 대어입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IPO 후보로 거론됐지만, 미국 금리 인상에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상장 추진을 미뤄왔습니다. 현재는 상장 적기를 타진하고 있으며 하반기엔 청구서를 제출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LG CNS도 최대 7조원으로 평가됩니다. 지난해 5월 KB증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준비했습니다. 다만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시점에 여유가 있는 만큼, 최대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CJ올리브영도 올해 꾸준히 상장이 거론되는 업체인데요. 사실상 준비 작업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실적 등 재무적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미 지난 2020년 투자 유치 당시 2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증시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상장을 미뤘습니다. 시장에서는 CJ올리브영이 IPO에 나설 경우 약 4조원대 몸값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메디큐브, 널디 등을 운영하는 에이피알도 상장후보군 중 하나입니다. 올 상반기에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하며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회사는 오는 10월 경 상장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외에 IGA웍스,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 마켓컬리 등도 추후 상장 후보로 거론 되고 있습니다. SSG닷컴 관계자는 "상장 시점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언제든지 상장할 수 있게끔 준비는 다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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