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비정규직 총파업은 동원령…임단협은 '외면'
현대제철 비정규직, 원하청에 임단협 요구 거절
한국지엠 비정규직, 복직 구두 합의 '감감무소식'
2023-07-17 06:00:00 2023-07-17 06: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노조들을 총파업에 동원했지만,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 등 비정규직 노조가 원하는 요구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단협이 끝나기를 하세월 기다려야하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의 복직과 관련 정규직 노조의 지원도 제대로 못받고 있습니다.  
 
17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석했습니다. 현대제철 정규직 노조는 간부만 참석했지만, 비정규직 노조는 1조 4시간, 2조 4시간, 상주 5시간 파업에 나섰습니다.
 
문제는 민주노총에서 총파업을 위해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들을 동원했지만, 현대제철 노조가 원하는 임단협에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현대제철 원청과 하청 모두에 임단협을 교섭을 요청했으나 원청에서는 답도 주지 않았고, 하청에서는 정규직 노조들의 임단협이 끝나야 교섭 진행이 가능하다고 답이 왔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제철 노사는 이달 중 상견례를 시작으로 협상을 시작합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호봉 승급분을 제외하고 8만49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 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이 담긴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노조의 요구안이 지난해 실적 대비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임단협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실제 현대제철의 작년 영업이익은 1조6166억원으로 전년(2조4475억원)보다 33.9% 감소했습니다. 때문에 비정규직 노조의 임단협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입니다.
 
한국지엠 경남 창원공장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 해고에 반발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총파업 동원이 아니더라도, 올해 전반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록한 완성차 업계에서도 비정규직은 외면받고 있습니다. 한국GM은 지난해 매출 9조102억원을 올렸습니다. 영업이익은 2766억원으로 작년 376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한국지엠은 9년만에 흑자를 달성한 만큼 비정규직 노조들은 비정규직 지회의 복직에 대한 기대도 커진 상황입니다. 앞서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 일부가 폐업하면서 신차 설비 도입 이후 복직시키겠다고 구두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국GM은 지난 2020년 노사정 합의를 통해 2019년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 일부가 폐업하면서 해고된 비정규직 568명을 트랙스 크로스오버 신차 생산 설비 도입 이후 복직시키겠다고 구두로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입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관계자는 "비정규직 복직과 관련해 아직까지 별다른 이야기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두고 원청이 직접나서서 기업과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원청이나 비정규직 사용자가 비정규직에 대해서 직접 소통하거나 협의, 교섭을 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해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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