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외인 지분 23년래 최저치…개미천하 언제까지
반년새 50→30% '뚝'…매도세 계속돼 추가 하락 전망
주가 2배 넘게 상승…오를 때 더 팔았다
8조 순매수 개인과 엇갈려…주가 급등에 주의 의견도
2023-08-02 06:00:00 2023-08-02 0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POSCO홀딩스(005490)(포스코홀딩스) 외국인 투자자 보유비중이 올해 급격히 줄었습니다. 연초 50%가 넘었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30%까지 하락, 23년새 최저치로 떨어졌는데요. 50% 대비 보유 지분이 반토막나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아 보입니다. 반면 개인들의 순매수로 주가는 올해에만 두 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외국인 매도 공세에도 개인이 끌어올린 주가가 고공행진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외국인 매달 매도행렬…보유지분 반토막 근접
 
포스코홀딩스 주가·외국인지분율 일일 차트 (그래프=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30.19%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00년 9월(30%) 이후 23년 만에 최저기록입니다.
 
외국인들은 올해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연일 매도하며 지분율을 낮추고 있습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한 달 전(51.40%)보다 소폭 증가한 52.00%를 기록했지만 주가 상승이 시작된 2월부터 본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섰는데요. 2월 말 지분율은 50.55%, 3월 말 48.55%, 4월 말 40.85%, 5월 말 39.27%, 6월 말 37.63%, 급기야 7월 말엔 30.19%로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1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외국인 지분율은 21.8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보유지분 감소율로 보면 41.94%나 줄인 겁니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의 순매도는 멈추지 않고 있어 연초 대비 지분율 반토막도 머지 않아 보입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시가총액 54조가 넘는 대형주입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규모 5위에 해당하죠. 시장에서는 이렇게 큰 대형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단기간에 크게 달라진 것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주가는 외국인 지분율과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113.64% 급등했습니다.
 
특히 주가가 급등한 달에 지분 감소폭이 컸던 점이 눈에 띕니다. 외국인 지분율은 4월과 7월에 감소세가 뚜렷했는데요. 4월 지분율은 7.70%포인트, 7월엔 7.44%포인트씩 줄었습니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4월엔 2.45% 오르는 데 그쳤지만 7월엔 65.46% 급등했습니다.
 
외국인들이 지분을 크게 덜어냈는데도 주가가 상승한 것은 개인이 그만큼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7월 한 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 중 포스코홀딩스를 4조2265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4조5232억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1위에 올렸습니다. 올해 들어 개인이 순매수한 포스코홀딩스 주식은 9조2833억원어치로 10조원 가까이 사들였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8조6451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 지분율 축소에 따른 수급 불안은 존재하지만 최근 식을줄 모르는 2차전지 테마 열기에 개인 매수세도 집중되는 상황입니다.
 
외인 매도 "지속될 가능성 커"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하는 국가와 섹터별로 대략적인 투자 비중을 정해놓고 있어 그중 특정 종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차익실현, 추가매수 등으로 대응합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오를수록 매도가 강해지는 것도 이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패시브 펀드의 리밸런싱도 외국인 매도세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패시브 펀드의 철강 섹터 내 비중을 맞추기 위해 많이 오른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의 매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커 개인들이 성장성을 보고 얼마나 매수를 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고평가라고 판단해 매도가 나왔거나 목표한 수익을 달성해서 나가는 차익실현 가능성 둘 다 있다"며 "그들이 어떤 포지션을 갖고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통상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해 지분이 크게 감소하는 것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아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모입니다. 같은 관계자는 "대한민국 시장이 외국인한테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엔 외국인 매도를 개인이 다 받아내는 형국인데, 개미들이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매수 주체로서 등장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분기 실적 예상 넘었지만…투자의견 하향한 증권사도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이 엇갈리는 가운데 최근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분기 연결 매출액은 20조1210억원, 영업이익은 1조326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 전망치였던 1조2161억원을 9%를 웃돈 성적입니다.
 
증권가에선 예상보다 높은 실적에 포스코홀딩스의 목표가를 상향하면서도 급등한 주가에 대해서는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교보증권과 키움증권은 포스코홀딩스 목표가를 35만원에서 45만원으로, 63만원에서 73만원으로 각각 높이면서도 투자의견은 교보증권이 '홀드(보유)'를 유지했고 키움증권은 매수에서 아웃퍼폼으로 하향했습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는 2차전지 관련주 랠리와 포스코홀딩스의 신사업 가치 부각에 힘입어 급등했다"며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현재가와 목표가 사이의 괴리 확대에 따라 목표가를 상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만에 주가가 60% 넘게 급등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낮아진 점을 감안, 투자의견은 아웃퍼폼을 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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