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몰라요~' 탈탈 털린 김주현 금융위원장
정무위 국감서 주요정책 무지 드러나
50년 주담대 대상 묻자 엉뚱한 답 내놨다 망신
청년도약계좌 등 국정과제 목표도 몰라
2023-10-12 15:58:46 2023-10-12 17:52:10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생각 못했습니다." "제 불찰이고 잘못입니다." "예, 이게 숫자가 조금 이상한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체면을 구겼습니다. 핵심업무와 정책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섰다가 강한 질타를 받았습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이슈로 떠오른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두고는 지원대상조차 알지 못하고 있어 논란이 됐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40년·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연령별 이용현황’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40년 만기 상품의 경우 40대와 50대 이용률이 2.8%에 그친 반면 50년 만기 상품에선 10.7%로 증가했습니다. 60대 이상도 0.1% 취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정부의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은 만 34세 이하라는 기준이 있다"고 엉뚱한 대답을 했다가 망신을 당했습니다. 이 상품 대상에는 나이 기준이 없는 신혼부부도 포함이 되는데, 김 위원장이 이를 몰랐던 것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은 만 34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가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만 34세가 아니더라도 결혼 후 7년 이내이거나 3개월내 결혼 예정인 가구면 받을 수 있으며 재혼이더라도 가능합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특례보금자리론 조건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문제"라며 "설계를 할 때 신혼부부 나이에서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도 굉장히 큰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해당 자료를 접한 김 위원장은 당황하며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데 대해 "제 불찰이며 잘못이라“고 사과했습니다. 그는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자 중) 60대 이상 신혼부부가 0.1% 있는 것은 맞다"며 “특례보금자리론이 기본적으로 50년 만기이기에 연령 제한을 뒀지만 신혼부부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애초 노조와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가 "접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을 번복했습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산은 이전 계획안을 승인을 받으려면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하는데 금융위가 산업은행 노조와 협의를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산업은행 노조 집행부와 지속적으로 접촉 중이나 조금 협조를 안해줘서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 소속 누가 집행부 누구와 만났는지 윤영덕 민주당 의원이 묻자 "'금융위가 산은 노조를 만나려고 한다'고 말한 것은 확인을 안했다”며 “실무진이 오퍼를 넣었다고 보고받았고 (그래서) 만났는지 알았으나 오퍼를 냈지만 만나지 못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산업은행 이전과 관련해서 국회를 설득하려고 한다면 산업은행 내부 직원들부터 설득을 해야 한다"며 "제 식구도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회를 설득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고금리 상황 속에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 규모와 금리에 대해 파악하고 있냐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도 김 위원장은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자료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탓에 김 위원장은 "예, 이게 숫자가 조금 이상한데…"라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윤 의원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대출 건수가 지난 2020년 353만건에서 2023년 9월 기준 453만7000건으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대출 잔액 역시 386조1000억원에서 448조9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나는 등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국정감사를 준비했는지 아이러니하고 파악이 안됐다는 것을 심각하다"고 꼬집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윤석열정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올해 6월 출시된 청년도약계좌의 정책 목표치를 파악하지 못해 뭇매를 맞았습니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는 지난 8월 기준으로 42만2000명입니다. 기존 금융위 목표의 13.7%에 그친 것인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의에 "해당 수치는 5년간 목표"라고 설명했다가 "올해 말까지"라고 하는 등 우물쭈물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정무위원장의 애플페이 질의에 실무자에게 미리 귀엣말을 통해 답변을 전해 듣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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