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 결정에 재무상태도 '청신호'
대한항공 유증 대금 7000억원 사용 가능
이자 상환 및 투자 확대 비용 지출 숨통
합병 후 추가 유증 8000억원 등 재무상태 개선
2023-11-08 06:00:00 2023-11-0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6일 17: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화물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하반기 1조원 부채 상환으로 빠듯해진 현금성자산 사정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이 2020년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신주 인수 계약금 등으로 지급한 7000억원을 인출할 수 있게끔 조치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상환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진 상황이지만 화물사업 매각을 통해 유동성 및 재무구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묶여 있던 대한항공 유증 대금 인출 가능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올해 상반기 기준 13조732억원이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70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상환했고, 지난 10월 기업안정자금 2400억원을 상환해 총 1조원의 부채를 상환했다.
 
부채 상환으로 현금 사정은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3055억원으로 1조원 부채를 상환한 현재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3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중 단기금융상품 9937억원은 사용이 제한된 상태다. 7224억원은 대한항공이 납입한 유상증자 대금으로 유럽집행위원회(EC) 합병 승인 전까지 사용이 제한된 금액이다. 나머지는 담보로 잡혀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 2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 매각을 결정하면서 대한항공 유증 대금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 이후 즉시 EC에 시정조치서를 제출하면서 유증 자금 인출도 허용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해당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자 상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지출에도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3181억원인데 반해 이자비용은 상반기 2213억원을 지출했다. 영업이익의 3분의 2 이상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것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말까지 항공기 3대를 도입해 투자 비용 지출 증가가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재무상황에 대해)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산하에 있기 때문에 채무상환 만기가 오면 상환하는 등 현상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매각 결정된 화물사업부의 인수대상자는 정해지지 않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화물사업부 매각 절차는 합병 승인 이후에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사업부 매각으로 향후 재무구조 개선 전망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으로부터 낮은 금리의 차입금 지원 및 상환의무 없는 자금 지원도 받게 된다. 화물사업 매각 결정 직후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기존 CB를 갚기 위해 발행하는 대환 성격에 가깝지만, 이자율이 7.2%에서 4.7%로 낮아지기 때문에 이자비용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75억원의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사용 제한이 풀린 7224억원의 유상증자 대금 중 1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전환하기로 대한항공과 합의했다. 이행보증금은 상환의무가 없는 자금으로 향후 EC 및 해외 경쟁당국의 합병을 불승인하는 경우에도 상환의무가 없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는 이행보증금 전환을 두고 EC가 이제는 양 사의 합병을 승인할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EC가 합병을 승인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합병 전까지 재무구조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C가 합병을 승인할 경우 70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 중 1500억원 이행보증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도 유상증자 실시로 상환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아 있는 유증 자금 8000억원도 합병 승인 이후 아시아나항공으로 유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합병이 완료될 경우 현재 현금성 자산과 예수금 부채로 함께 계상돼 있는 기존 유증 자금 7224억원이 부채 계정에서 자본 계정으로 이동하면서 부채비율도 개선될 전망이다. 그와 동시에 대한항공이 미지급한 잔금 8000억원 또한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상증자 대금 1조5000억원 중 500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이 결정 났지만, 우선 EC의 합병 승인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합병 과정을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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