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회사채 미매각·신용등급 강등 한토신…PF 불똥 '노심초사'
회사채 미매각 발생, KB증권 총액인수로 발행에는 문제 없어
차입형 토지신탁으로 커진 리스크…'사업다각화'로 돌파 의지
2024-02-21 06:00:00 2024-02-2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17: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국토지신탁(034830)(이하 한토신)이 올 들어 잇따라 자본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달에만 신용등급 강등과 회사채 대규모 미매각 사태를 겪으면서 건설업계에 드리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그림자가 부동산 신탁업계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 활황기 당시 공격적인 영업 활동으로 몸집을 불려온 한토신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자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업계 1위 부동산 신탁사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급감한 수주액,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들의 부진한 분양률 등으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 이어 회사채 1000억원 중 620억원 '미매각'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이 지난 14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절반 이상 물량이 미매각됐다. 투자심리 자극을 위해 희망 금리밴드를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70bp로 상단을 열어뒀음에도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2년물 700억원 모집에는 100억원, 3년물 300억원 모집에는 280억원 주문에 그쳤다. 총 1000억원 중 380억원의 매수주문 만을 받았다. 다만, 주관사인 KB증권이 1000억원에 대한 총액인수 의무를 보유하고 있어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토신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오는 23일과 28일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700억원, 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수요예측에선 부진한 경쟁률을 보이긴 했지만, 미매각된 물량의 경우 리테일 단계에서 빠른 시일에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관투자자들의 미지근한 반응은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하향한 신용등급의 영향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토신은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2개 신용평가사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한기평은 한토신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었지만, 한신평의 경우 A/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신용평가사 간 등급이 엇갈리는 등급불일치(스플릿)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다 지난 6일 한신평도 A-/안정적으로 등급을 하향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지난해 9월 기준 한토신의 고정이하자산 잔액은 4398억원으로 부동산 신탁사 중 가장 큰 수준”이라며 “경쟁업체 대비 미흡한 충당금 적립은 유사시 대손비용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라며 평가 근거를 들었다.
 
높아진 리스크·줄어든 수익성…사업다각화 절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1363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1534억원, 영업이익 543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보다 72.7%나 감소했다. 또한 지난 2022년 3분기 누적 2015억원을 기록한 수주 실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5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토신의 현재 주 매출원은 차입형 토지신탁이다. 토지신탁은 차입형과 관리형 등으로 구분된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관리형 대비 수수료율이 높아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반면, 위험도 역시 높다.
 
2018년 한토신 매출의 89.1%가 차입형 토지신탁에서 발생했지만, 지난 2022년 52.1%까지 비중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수주액은 2018년 1048억원에서 2022년 504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또 지난해 3분기 누적 차입형 사업 수주액은 1억원으로 사실상 수주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기준 차입형 토지신탁 중 준공 사업장은 24곳으로 분양률은 80%였다. 분양실적이 저조하거나 공사지연 등이 발생하면 부동산 신탁사가 대신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 한토신의 경우 현재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 중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20%에 달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은 22곳인데, 이들의 분양률도 55%에 그치고 있다.
 
한토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사업 위험도가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에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라며 “사업다각화를 위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며 기존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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