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실손보험' 출시한 신한EZ손보…수익 악화 가능성
이달 첫 상품 선보여…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대
손해율 관리·보험손익 악화 가능성 등 우려 요인도
2024-07-26 06:00:00 2024-07-2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3: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이지손해보험(신한EZ손보)이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보험영업 구성을 기존의 일반보험 중심에서 벗어나 장기보험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손해보험 분야에서 핵심인 장기보험 기반으로 보험영업 성장을 이루겠단 것이다. 중장기적 청사진을 그린 셈인데, 실손보험 손해율 관리나 보험손익 악화 가능성 등 우려되는 문제도 뒤따르고 있다.
 
'실손보험' 상품 출시로 포트폴리오 확대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EZ손보는 이달 ‘신한 이지로운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했다. 4세대 실손보험 상품으로 1년 갱신 구조다. 특약에 따라 급여 상해와 질병, 비급여 상해와 질병, 3대(암·뇌·심장 질환) 관련 의료비를 보장한다.
 
치료 이력이 있어도 가입 가능한 '신한 이지로운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도 같이 내놨다. 유병자 보험은 계약 전 고지 사항 개수를 줄이거나 심사 요건 기간을 단축해 가입 문턱을 낮춘 상품이다. 담보는 상해와 질병 부문에서 각각 입원·통원이 있다.
 

       (사진=신한EZ손보 홈페이지)
 
신한EZ손보는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크게 ▲여행케어 ▲오토(자동차)케어 ▲메디케어 ▲화재보험 ▲상생금융 등으로 나누고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판매량이 가장 많은 레저 골프보험부터 해외여행보험, 대출상환보험, 단체상해보험, 금융안심보험 등이 있다.
 
지난 4월에는 '신한 이지로운 운전자보험', '신한 이지로운 건강보험', '신한 SOL 주택화재보험' 등을 선보이며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장기보험은 일반보험, 자동차보험 등과 함께 손해보험사 보험영업을 구성하는 항목인데, 세 가지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통상 대형 손해보험사는 장기보험 비중을 60~70% 이상으로 가져가고 있다. 자동차보험 비중이 낮은 중소형사의 경우 해당 비중이 훨씬 더 높다.
 
신한EZ손보가 이번에 내놓은 실손보험 역시 장기보험에 포함된다. 앞서 '신한 해외여행 실손의료보험', '신한 해외장기체류 실손의료보험', '신한 국내여행 실손의료보험' 등을 출시한 바 있지만 이는 일반보험 항목이었다. 일반보험은 장기보험보다 보험 기간이 짧다. 손해보험사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에서 중심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특히 신한EZ손보는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보험이 없는 만큼 장기보험을 강화해야 할 유인이 크다. 디지털 손보사가 판매하는 일반보험 상품은 다른 손보사와 달리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 성격이 강해서다. 외형 확대를 위해서는 자동차보험이나 장기보험 가운데 하나를 우선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디지털 손해보험 경쟁사인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주력 상품인 '퍼마일'을 기반으로 자동차보험에 집중하면서 자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캐롯손해보험의 총자산은 3759억원으로 확인된다. 같은 기간 신한EZ손보는 2534억원 정도다.
 
정원하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신한EZ손보는 보험 포트폴리오가 단기보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라면서 "회사의 장기보험 취급 규모가 제한적임에 따라 운용자산 규모 또한 과소하다"라고 평가했다.
 
손해율 관리가 수익성 핵심…악화 가능성도
 
보험영업 성장을 위해 실손보험을 내놨지만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실손보험은 비급여, 보험사기 등 여러 문제가 잇따르는 탓에 다른 상품 대비 손해율이 높아서다. 대규모 보험금 유출로 인한 손실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장기보험 손익 구조는 지난해 새 회계 기준인 IFRS17 체계서 크게 바뀌었는데,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으로 수익을 잡고 여기에 보험금 예상과 실제 차이(예실차),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 등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손해보험사 순익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보험 상품 가운데 특히 손해율 높은 실손보험이 주범으로 꼽힌다.
 
 
다른 디지털 보험사들과 마찬가지로 신한EZ손보 역시 손익이 마이너스(-) 상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8억원이었으며 올 1분기는 –9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영업 성과를 제외한 보험영업 손익은 지난해 –126억원, 올 1분기 –18억원이다.
 
그동안은 일반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해 왔던 만큼 적자 규모도 작은 편이었다. 반면 실손보험 중심의 장기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면 손실 규모가 기존보다 훨씬 커질 수도 있다. 특히 신한EZ손보는 영업 확장 초기인 만큼 경험적 통계 부족으로 손해율 관리나 계리적 가정 산출 등이 미흡할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한 연구원은 "판매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손보험에서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라면서 "다만 최근에 판매하는 4세대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기존 세대처럼 높지는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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