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입지 확인한 KB금융, 하반기 승부처는 비은행
상반기 홍콩ELS발 충당금 변수 작용
"일회성 요인 제외시 비은행 실적이 희비 갈라"
2024-07-27 06:00:00 2024-07-29 08:19:16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KB금융지주가 업계 1위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변수로 실적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했는데요. 향후 대내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되는 비은행 수익성이 핵심 변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조352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9조1936억원 대비 1.7% 증가했습니다. 
 
1분기 신한금융지주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KB금융(105560)은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2조7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습니다. 다만 1분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2분기 순이익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32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었습니다.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 비용으로 잡아둔 충당부채와 기타 대손충당금이 환입되면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도 2분기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리딩금융' 자리는 KB금융에 내주게 됐습니다. 2분기 순이익은 1조42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1% 증가했습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2조74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 늘었지만 KB금융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KB금융의 호실적 배경에는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있습니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익 중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로 전년 대비 8%포인트 늘었습니다. 반면 신한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은 30.7%로 전년 대비 9.6%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신한금융은 은행 순익이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1.9% 증가하며 은행의 당기순이익 기여도가 확대돼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홍콩ELS 충당금 변수가 제거되는 만큼 각 지주사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순위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가운데 국내 물가안정 기대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코픽스 등 시장금리는 이미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연이어 올려도 그 효과가 상쇄되는 상황입니다. 실제 4대 금융의 순이자마진(NIM)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NIM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입니다. 순이자마진이 내려가면 대출잔액이 늘어도 금융지주들의 이자이익 증가세는 둔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본격화로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질 경우 카드사 등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기여도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은행사 입장에서는 조달 환경 개선으로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316140)의 경우 은행 의존도가 95%에 달하는 가운데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 확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합병 인가를 획득했습니다. 현재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우리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0% 증가한 931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1조7554억원입니다.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0.4% 감소했지만 수수료 이익을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45.1% 증가했습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경우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2.6% 증가한 1조347억원입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 이자이익 호황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다변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기반의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리딩금융 자리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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