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하반기 경영전략은 'AI 생태계-반도체'
21일 이천포럼 종료…2박3일간 AI 사업 집중 논의
"AI 반도체 시장 리딩"…경영철학인 'SKMS' 실천 방안도 모색
2024-08-21 14:44:57 2024-08-21 18:01:2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SK그룹의 하반기 경영전략은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대비하는 동시에 반도체 사업의 선제적 투자로 시장을 리딩해 가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입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가며 AI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에 속도를 내는 방향이 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재계에선 SK그룹의 하반기 경영 전략 역시 AI와 반도체 테마의 성장 지속성으로 모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K그룹은 21일 2박3일간 열린 '이천포럼 2024'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포럼에선 반도체와 AI 사업에서 글로벌 우위를 확보하는 방안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의가 이뤄졌습니다. 이천포럼은 6월 경영전략회의,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3대 전략회의로 불리는 그룹 핵심 연례행사입니다. 2017년 최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토론의 장을 제안해 시작됐습니다.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사진=연합뉴스)
 
재계에선 연례행사 중 하나인 이천포럼을 통해 그룹의 거시적인 경영 방향성을 다지고 집단지성을 모으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포럼은 'AI로 시작해 AI로 끝났다'고 할 정도로 AI 생태계 확장에 대한 집중 토의가 이뤄졌습니다. SK그룹과 AI 분야 전문가들은 AI로 산업 지형이 재편하는 데 따른 비즈니스 기회 및 위협 요인들을 점검했습니다. 동시에 AI 밸류체인을 더욱 정교화하는 데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리밸런싱(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AI 및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도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최 회장의 행보 역시 반도체와 AI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5월 미국 출장 내내 반도체와 AI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글로벌 빅테크 인사들과 잇달아 조우했습니다.
 
최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거품론'에 대해선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흔들림 없는 기술 경쟁력 확보와 투자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SK그룹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 산업 외에도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에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일 'CEO 스피치'를 통해 반도체 시장을 "당분간 호황이 예측되지만, 이전의 다운턴(하락국면)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AI 반도체 선구자로서 SK하이닉스가 (시장을) 리딩해가는 것은 구성원이 모두 원팀으로 일한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지위가 공고하지만, 긴장을 놓쳐선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곽 사장은 지난 7일 임직원 소통 행사에서도 "내년 초까지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후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포럼 첫날인 지난 19일에도 유영상 SK텔레콤 사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습니다. 유 사장은 "(AI 수요 발생으로 금을 캐는) AI 골드러시 상황에서 SK그룹은 멤버사가 보유한 역량을 총결집하고, AI 서비스부터 AI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 변화의 기회를 빠른 속도로 잡아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SK는 그룹의 고유 경영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상기시키며 조직원들의 의식을 고양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한 SKMS는 SK그룹의 경영 체계로, 'SK의 경영 헌법'으로도 불립니다. 올 초부터 사업 포트폴리오 점검에 착수한 SK그룹은 사업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기업문화 회복이 필요하다고 보고, SKMS 기본 정신을 회복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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