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7일 배송전' 막 올랐다
CJ대한통운, 내년부터 '매일 오네' 서비스 실시
이커머스 판도 바꿀까…"쿠팡 경쟁력 약화" 시각도
2024-08-30 16:18:44 2024-08-30 17:37:33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택배업계 1위의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선언하면서 '365일 배송' 시대가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주말과 공휴일에도 배송을 멈추지 않는 쿠팡이 CJ대한통운을 맹추격하는 가운데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은 택배업계를 비롯해 이커머스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요소입니다. 이커머스의 경쟁력 강화로 불붙은 배송 전쟁은 쉬는 날 없이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는 지난 27일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주 7일 배송과 주 5일 근무 형태의 '매일 오네'(가칭) 서비스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신 대표는 "택배 시장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에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회사는 물론 대리점과 택배기사들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주 7일 배송의 성공적 안착은 우리 모두의 절박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신 대표는 매일 오네 서비스와 관련해 "반드시 성공하겠다"면서 "소비자는 물론 이커머스 셀러들과 종사자 모두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31년 동안 유지해 온 주 6일 배송·근무를 깨고 소비자에게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택배기사는 소득 감소 없이 주 5일을 근무하는 매일 오네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해관계자 협의를 거쳐 오는 10월 중 시스템 윤곽이 나올 예정이며, 내년 초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행보는 신흥 강자로 떠오른 쿠팡의 추격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쿠팡은 자체 배송망을 통한 로켓배송 등으로 이커머스산업뿐만 아니라 택배산업에서도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쿠팡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지난해 8월 시장 점유율은 24.1%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을 제쳤고 CJ대한통운(33.6%)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줄곧 국내 택배업계 1위를 지켜왔지만 쿠팡이 이커머스 플랫폼과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급성장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인천의 한 택배물류센터에 차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이커머스 업체 '상시 배송' 가능성…쿠팡 독점 경쟁력 약화도 예상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은 향후 택배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계 1위와 2위가 365일 배송으로 경쟁을 펼치는 만큼 다른 택배사들도 가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커머스의 판도를 흔들 수도 있습니다. 이커머스의 배송 경쟁력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주 7일 배송 확대는 쿠팡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현재 주말 배송이 가능한 곳은 쿠팡을 비롯해 새벽배송 업체인 컬리, 오아시스 정도입니다. 이를 제외한 다른 이커머스사들은 배송을 택배업체에 위탁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커머스사들도 주 7일 배송이 가능해지고 가격과 상품 경쟁에 뒤지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쿠팡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 업계 시각입니다. 초저가 공세를 퍼붓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성장도 점쳐집니다. 중국 업체의 가장 큰 단점은 느린 배송인데 주 7일 배송으로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커머스사의 상품 경쟁력이 엇비슷함에 따라 배송이 가장 차별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고, 그래서 쿠팡의 로켓배송이 혁신으로 불려졌던 것"이라며 "주 7일 배송 확대 시 쿠팡의 독점 경쟁력이 다소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이커머스사들은 택배업체와 연합을 결성하며 시너지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인 G마켓과 SSG닷컴은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을 맺었습니다. CJ대한통운은 G마켓의 익일 배송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담당하고 있고, SSG닷컴의 물량도 맡을 예정입니다. 롯데온의 '내일 온다' 서비스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맡고 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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