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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결과는 편집중?
2011-04-08 08:00:0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1.부산에 사는 조oo씨는 최근 굴지의 재벌그룹 승계자의 라이프 스토리 기사를 읽다가 전 부인과 이혼한 배경이 궁금해졌다. 컴퓨터를 켠 조씨는 익숙하게 NHN이 운영하는 네이버 검색에 그 이름을 넣어봤다.
 
'이혼 배경'이라는 자동생성 검색어를 선택해봤지만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연관검색어도 당사자로 지목된 여배우 등이 이니셜로 처리된데다 검색된 블로그 내용이나 기사들도 동떨어진 내용들 뿐이었다.
 
오기가 발동한 조씨는 외국계 포털사이트인 구글 검색을 열고 같은 이름을 넣었다. 자동 생성 검색 키워드에 네이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여배우의 이름들이 같이 붙어 나왔다. 하나씩 선택해보자 네이버 검색결과와 전혀 다른 내용의 블로그와 기사들이 나타났다.
#2.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오oo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한 재벌그룹 오너와 관련된 ‘버릇’이라는 사진들을 보게 됐다. 이 오너가 대통령들과 인사하는 모습을 풍자한 것인데, 그가 검찰조사로 고초를 겪은 전후 인사방식이 180도 달라진 모습이 나와 있다.
 
오씨는 며칠 뒤 이를 지인들에게도 알려주려고 네이버 검색에 그 이름을 넣어봤지만, 그 블로그 사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자동생성 검색어는 물론 연관검색어에서도 그 내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 검색창에 그 이름을 치자마자 'ooo의 버릇'이라는 자동검색어가 생성됐고, 오씨는 어렵지 않게 그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네이버와 구글의 자동 검색어 등의 내용과 검색결과를 비교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특히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 국내 굴지의 오너 일가와 관련된 내용들은 검색 시작부터 결과까지 완전 딴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우선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네이버가 자동생성 검색어를 인위적으로 손댈 가능성이다.
 
국내 포털사이트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포털사이트와 검색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오너일가와 관련된 검색어는 배려해주는 일종의 '금칙어' 처리를 포털에 요구하는 것으로 안다”며 “대기업 총수 일가에 대한 금칙어는 관련 내용의 좋고 나쁨을 떠나 전부 다 검색이 어렵게 만드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검색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광고주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은밀한' 요청이 올 경우 광고주 총수 일가의 불편한 진실을 감춰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3대 국내 포털의 매출구조는 네이버가 배너부문이 1450억원, 검색이 7370억원 수준이다. 다음은 배너가 960억원, 검색이 700억원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체 매출 1조3천억원 중 검색광고의 비중이 무려 60%에 육박한다. 또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 점유율 차이는 4배를 넘지 않는 수준인데 매출은 10배 가량 차이가 난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이런 의문에 대해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 해당 기업이나 당사자가 정보통신망법 절차에 따라 삭제나 노출중단 등을 요청할 때 일시적으로 내용을 가리거나 삭제할 수 있지만, 이런 절차 없이 임의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네이버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검색 내용이 경쟁사인 구글과 일부 다른 것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 포털측 관계자도 “검색에 손을 댄다면 그건 대국민 사기”라며 “포털들이 그런 치명적인 위험부담을 감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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