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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골칫덩이 '유사석유' 막을 방법 없나?
유사석유 증가..솜방망이 처벌, 큰 문제
정부 "유사석유 취급시 걸리면 주유소 폐업"
2011-09-30 17:39:24 2011-09-30 18:46:43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최근 4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도 수원 세차장 폭발사고가 '유사석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정부의 유사석유 판매 처벌과 관리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유사 석유를 팔다 적발된 업소는 지난 2008년 2699곳, 2009년 3040곳, 2010년 2342곳이었고 올해 8월까지 2120곳이었다.
 
자가폴주유소뿐만 아니라 대형 정유사 주유소에서도 꾸준히 유사석유 제품이 적발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유사석유 판매 적발 주유소는 2007년 224곳에서 지난해 408곳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도 지난 5월까지 167곳이 적발됐다.
 
올 하반기 들어 기름값이 크게 뛰었다는 점에서 올해 전체 유사석유 적발 비율은 작년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유사석유가 취급 과정에서 더 높은 폭발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지난 24일 7명의 사상자를 낸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주유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4일 만에 화성시의 한 주유소에서도 또 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유사석유로 인한 폭발 여부는 조사가 끝나봐야 밝혀지겠지만 사고 난 주유소가 과거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돼 과징금 5000만원의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어 유사석유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솜방망이 처벌이 큰 문제
 
현행법상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될 경우, 연 1회 적발시 5000만원(또는 3개월 영업정지), 2회 7500만원(또는 6개월 영업정지)의 과징금을 내야 하며 연 3회 적발시 사업정지 처분된다.
 
하지만 과징금 액수가 보통 유사석유 판매업소들이 1개월 이내에 만회할 수 있는 금액이어서 유사석유 불법 판매 근절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의 주유소들은 유사석유를 팔면 한 달 매출이 평균과 비교해 3~4배가 높으므로 부당 이득도 더 커진 셈이다.
 
강서구에 위차한 한 주유소 사장은 "주유소가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진 탓에 영업정지를 감수하고도 유사석유를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난 3년간 유사석유 판매로 적발된 곳 가운데 등록취소 처분을 받은 경우가 1%에 불과해 좀 더 엄격한 처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이 지난 29일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2008∼2010년 유사석유 판매업자 적발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불법유사석유 판매로 적발된 총 1069개 업소 중 등록취소 처분이 내려진 업소는 13곳으로 1.3%에 불과했다.
 
나머지 적발 업소들 가운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는 246곳, 과징금 처분을 받은 곳은 677곳 등이었다.
 
박 위원은 "유사석유 판매로 등록취소 되는 것은 1%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며 "무고한 국민이 주유소에서 세차를 하다 목숨을 잃은 만큼, 단속인력 충원과 처벌 강화를 통해 무거운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사석유 문제 해결을 위해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사석유을 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유류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유사석유를 모두 색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유사석유를 줄이려면 유류세를 낮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석유관리원은 지난 27일부터 소방방재청과 각 시·군과 함께 산업용 내시경과 전파탐지기 등 첨단기기를 이용한 특별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 정부 "유사석유 팔다 걸리면 바로 퇴출"
 
유사석유제품을 팔다 단 한번만 적발되도 주유소를 폐업할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30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유사석유 근절을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포함한 강력한 제재방안이 추진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비밀탱크 설치, 밸브조작 등 지능화된 방식으로 유사석유제품을 취급한 주유소는 바로 폐업조치(등록취소)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3회 적발돼야 등록이 취소되는 쓰리아웃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아울러 지경부는 최근 5년간 유사석유를 취급하다 적발된 주유소(1100여개)를 대상으로 소방방재청과 합동으로 비밀탱크 존재여부와 탱크시설 안전점검을 다음달 말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시설점검 결과 발견된 비밀탱크 등 불법시설물에 대해서는 원상복구 명령이 취해진다.
 
또 유사석유 제조·판매사범에 대한 단속을 지속 추진한다.
 
이를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올해 말까지 경찰청 합동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유사석유 취급사실이 밝혀질 경우 사업정지 등 행정처분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유사석유는 인명사고뿐 아니라 차량의 수명까지도 단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강력한 단속과 처벌로 이들을 다스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유사석유 판매와 연관된 여러 조직이 상존해 있다"며 "유사석유 판매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우선 공급망부터 일망타진하고 판매업소는 폐쇄시키는 등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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