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애플과 TV시장서도 '격돌' 예고
내년 美 CES서 구글TV로 첫선 보일 듯
2011-11-14 18:59:09 2011-11-14 19:08:58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애플과 한판 붙을 채비를 하고 있다.
 
싸움의 첫 무대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가전전시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방식은 스마트폰과 같다.
 
애플은 이번에도 자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융합한 '애플TV'로, 삼성·LG는 구글 안드로이드 SW를 탑재한 '구글TV'에 전통적인 텔레비전(TV) 시장 강자로서의 HW 기술력을 입힌 스마트TV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애플은 지난 2006년과 지난해 출시한 애플TV가 시장에서 외면당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이번엔 기존 셋톱박스 형식에서 탈피한 완전한 형태의 TV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의 구상에 따르면 다시 태어난 애플TV에는 리모트컨트롤(이하 리모컨)이 따로 필요없다.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4S에도 장착돼 주목받은 디지털 음성 인식 서비스 '시리(Siri)'가 리모컨을 대체, 육성으로 TV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유사시엔 태블릿인 애플 아이패드가 리모컨을 대신한다.
 
차세대 애플TV엔 이렇듯 애플의 다른 스마트기기(아이폰·아이패드·맥컴퓨터)와 TV 기능을 연동해 쓸 수 있는 '아이클라우드' 서비스가 지원된다.
 
구글TV 제작을 위해 소니와 협조해온 구글은 소니가 3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는 등 TV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삼성·LG에게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소니·인텔·로지텍과 구글TV를 개발·출시했으나, 스마트TV에 필수인 콘텐츠 부족 등을 이유로 TV시장에서 고배를 마셨다.
 
설상가상으로 로지텍은 앞으로 구글TV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과 패드 등 기기를 통해 엔스크린(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서비스 역시 TV와 개인용컴퓨터(PC), 스마트폰 등을 한 데 묶어 사용자가 동일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클라우드와 개념이 같다.
 
시장 일각에선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가 구글TV용 리모컨 기능을 갖춘 태블릿을 개발, 스마트TV 시장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TV시장 내 강자 지위를 노리는 구글에겐 무엇보다 소니의 경쟁력 약화, 로지텍의 부재로 생긴 HW 공백을 메울 비장의 카드로서 삼성·LG의 기술력이 절실해졌다.
 
최근 방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을 직접 찾은 것도 구글TV의 사업 파트너로서 3사간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구글TV 개발·생산의 스타트는 LG전자가 먼저 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LG전자는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TV를 생산, 내년 1월 미국 CES에 공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익명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 "글로벌 TV시장 2위인 LG전자가 구글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스마트TV를 내년 CES에서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 또한 LG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구글TV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삼성의 경우 자체 OS 기반의 스마트TV 생산도 함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LG에 비해 TV 합작에 소극적일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도 기본적으로는 TV사업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와의 협력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바다(bada)와 같은 자체 OS의 기반을 넓히고자 하는 욕심도 갖고 있어 전략이 한 방향으로 치우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자체 OS가 없는 LG전자의 경우 자사 스마트TV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데 구글의 SW 기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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